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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IT 섹터, 월가 이유있는 불안감

기사등록 : 2018-03-29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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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5개 IT종목 S&P500지수 상승분 45%차지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을 필두로 한 전세계 주요 IT 종목의 급락에 월가의 트레이더들이 고민에 빠졌다.

월말 및 분기말과 맞물린 IT 섹터의 이례적인 약세가 증시의 구조적 기류 변화인지 아니면 단순히 계절적인 포트폴리오 재편에 따른 현상인 것인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페이스북 <사진=블룸버그>

최근 기술주의 급락은 글로벌 증시에서 관련 종목의 지배력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 나타난 것이어서 가볍게 여길 수 없다는 의견이 무게가 실리고 있다.

페이스북의 회원 정보 유출 스캔들로 촉발된 IT 섹터의 하락 압박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27일 뉴욕증시의 최고치 랠리를 주도한 이른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과 중국의 알리바바 등 글로벌 IT 섹터의 10개 간판급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가 5.6% 급락해 4년래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페이스북이 연초 이후 14% 후퇴하며 지난해 파죽지세로 올랐던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고 있고, 애플과 알파벳 등 주요 IT 종목이 올들어 일제히 내림세다.

투자자들이 관련 종목의 뚜렷한 하강 기류에 긴장하는 것은 이들의 증시 영향력이 무시하기 어려운 수위이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페이스북과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5개 종목은 연초 이후 S&P500 지수 상승분 가운데 45%에 이르는 비중을 차지했다.

5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시장 대표 지수를 사실상 5개 종목이 쥐락펴락 했다는 얘기다. 소위 FANG의 시가총액 비중은 7.8%로, 5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뿐만 아니라 로이터에 따르면 S&P500 지수에서 차지하는 전체 IT 섹터의 비중이 26.8%로, 금융 섹터(16.8%)와 10%포인트의 간극을 벌리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절대적인 지배력을 지닌 IT 섹터의 최근 하락의 성격에 앞으로 증시 향방이 달렸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애널리스트의 진단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JP모간은 이날 투자 보고서를 내고 “주식시장이 뉴스 헤드라인과 유동성 위축으로 인해 커다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주가를 끌어내린 리스크 요인이 경제 펀더멘털의 탈선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시장의 움직임에서 힌트를 얻으려는 움직임도 나왔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키트 저크스 외환 전략가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엔화가 달러화에 약세를 보이는 것은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안전자산 매력이 떨어진 정황으로 해석된다”며 “시장 펀더멘털은 건재하다”고 주장했다.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샌포드 번스타인의 이니고 프레이저 옌킨스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기업 수익성이 정점을 지났고, 정치권 불확실성에 증시가 휘둘리고 있다”며 “지수 상승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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