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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 주가 급락에 전환사채 무더기 '외가격'

기사등록 : 2018-03-30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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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포함 IT 종목 주가 전환가격 크게 밑돌아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페이스북의 정보 유출 스캔들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마존 세금 압박까지 악재가 꼬리를 물면서 미국 IT 간판급 종목이 하락 압박에 시달리는 가운데 해당 기업의 채권 투자자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가 급락으로 인해 이른바 ‘외가격’에 거래되는 전환사채 물량이 300억달러를 훌쩍 넘어선 것. 이 같은 전환사채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 <사진=블룸버그>

29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위터를 포함해 미국 IT 종목의 전환사채 가운데 ‘외가격’에 거래되는 물량이 306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환사채는 특정 시점 이후 해당 기업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채권을 매입한 뒤 이를 일정 기간 보유한 투자자들이 주식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주가가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문제는 페이스북을 포함한 IT 종목의 주가가 수직 하락한 데 따라 전환 가격을 밑돌고 있고, 이 때문에 주식 전환이 불가능한 물량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저금리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전환사채 발행을 동원했다.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의 주식 전환을 통해 차익을 얻을 계산으로 이를 매입했지만 주가가 전환 가격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저금리에 자금이 묶이는 셈이 된다.

IT 공룡 기업들의 주가 하락에 채권 투자자들까지 울상을 하는 이유다. 관련 업체가 발행한 전환사채 물량 650억달러 가운데 주식 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운 채권이 절반에 달하는 실정이다.

일부 전환사채는 극심한 외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투자자들이 자본차익을 실현할 기회가 요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트위터다. 업체가 발행한 2019년 9월 만기 전환사채의 전환 가격은 77.64달러이지만 트위터 주가는 30달러를 밑돌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트위터는 10%를 웃도는 낙폭을 기록했다.

상황은 테슬라도 마찬가지. 지난 2014년 발행된 전환사채의 전환 가격은 359.87달러인데 반해 주가는 25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테슬라는 모델3 생산 부진과 최근 전기차 폭발 사고로 인해 2주 사이 20%를 웃도는 주가 폭락을 연출했다.

이 밖에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의 30억달러 규모 전환사채가 외가격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씨트립닷컴과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스의 외가격 전환사채 물량도 각각 20억다럴와 10억달러에 이른다.

워크데이와 웨스턴 디지털이 각각 10억달러 내외로 발행한 전환사채 역시 주가가 전환 가격을 밑돌아 주식 전환이 불발된 상황이다.

한편 전환사채 가격은 올들어 1.5% 상승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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