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금호타이어의 운명이 오늘(30일) 결정된다.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 가능성이 커지면서 법정관리 후 채권단과 노조가 감당해야 할 손실 등에도 관심이 높아진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청산절차를 밟게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채권단이 실시한 컨설팅 결과 금호타이어는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컸기 때문.
금호타이어의 청산가치는 1조330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 8개 기관이 투입한 자금은 2조4000억원이다. 채권단이 청산가치 전부를 회수한다는 해도 1조4000억원의 투자손실을 보게되는 셈이다.
금호타이어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채권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금호타이어와 금호타이어톈진, 금호타이어장춘, 금호타이어조지아, 금호사옥 등 유형자산을 원화 및 외화채권의 담보로 설정했다. 채권최고액은 1조8541억원이다. 하지만 채권최고액이 실제 채권보다 20~30% 높게 설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전체 투자금을 회수하기엔 역부족이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채권단이 손실을 각오해야 하고 상당 부분의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진다"며 "다만 법정관리시 신규 자금이 들어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P플랜 등으로 가는 것보단 부담이 덜한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금호타이어 현안 관련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동연 부총리,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동걸 산업은행장 <사진=뉴시스> |
중국공장 쪽은 상황이 더 어렵다. 채권단이 투입한 자금 2조4000억원 중 중국에 7000억원의 자금을 넣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톈진, 금호타이어장춘 등의 건물 및 기계장치 3866억원을 담보로 설정하고 있다. 부채가 자산보다 많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 28일 간담회에서 "법정관리로 가면 중국 공장이 자동적으로 청산에 들어간다"며 "중국 공장 청산 과정이 국내보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한중 간 경제적 파장이 있을 수 있고 외교문제로도 번질 수도 있어 비용과 시간도 많이 들 것"이라고 우려를 전했다.
금호타이어 노조 역시 '책임론'으로부터 자유로울수 없다. 노조가 '국부유출·해외매각 반대'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금호타이어 청산→대량 실업 사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노조 내부 생산직과 일반직 간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금호타이어 일반직 대표단은 "법정관리를 피해야 한다"며 해외매각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노조가 명분을 고수하기엔 현실적으로 실익이 없고 잃는 것이 너무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동걸 회장은 "협력업체와 지역 중소상공인,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차치하더라도 5000명 직원 가족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며 노조의 결단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이 회장은 "노조 집행부 2명이 5000명 직원 가족의 생존권을 쥐고 있다"는 표현까지 썼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김동연 부총리의 대국민 담화문 발표 이후에도 "해외 매각 불가 입장"을 고수한 상황이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호타이어에 대한 채권단 자율협약이 만료되는 것과 관련해 "오늘 중 노조의 (더블스타 자본유치) 합의가 없으면 이후에는 합의가 이뤄져도 (법정관리를 피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