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한기진 기자] 금호타이어 노사가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로의 매각과 경영정상화 방안에 합의했다. 해외 매각을 반대하며 채권단과 벼랑 끝 대치를 이어온 노조가 입장을 선회하면서 금호타이어는 경영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됐다. 다음달 1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더블스타로 매각이 최종 결정된다.
30일 금융당국과 채권단 등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사는 최종구 금융위원장, 문성현 노사정위원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윤장현 광주시장과 4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더블스타로부터의 자본유치 및 경영정상화 방안에 상호 합의했다. 노사는 해외 매각과 관련해선 조합 내부절차에 따라 결정하고 그 결과를 채권단에 제출하기로 했다.
30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3층 비지니스룸에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금호타이어 조삼수 노동조합 대표지회장이 중국 더블스타 매각 등에 관한 내용에 합의 하고 논의장을 나서고 있다.<사진=뉴시스> |
노조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내달 1일 해외 매각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 집행부가 전향적인 결정을 한 만큼 투표는 찬성으로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진행되는 투표에서 해외 매각 찬성으로 결론이 나면 금호타이어는 곧바로 경영 정상화 과정을 밟게 된다. 30일이 만기인 1조3000억원의 채권단 채무는 자동으로 연장된다. 채권단은 또 추가 자금을 투입해 다음달 2일과 5일 각각 270억원, 400억원 규모로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막을 예정이다.
아울러 채권단과 더블스타는 즉시 투자 관련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산업은행이 밝힌 대로 더블스타가 6463억원을 제3자 유상증자 형태로 자금을 투입한다. 더블스타는 계약금으로 323억원을 우선 지급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이와 별도로 금호타이어에 신규 자금 2000억원을 시설자금 용도로 투입한다.
앞서 이동걸 회장은 "더블스타와의 계약체결 즉시 미래위원회를 구성해 경영정상화와 장기 발전방안을 수립하고 경영투명성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도 지난 23일 오전 노조 대표와의 면담에서 독립경영 보장, 금호타이어와 더블스타의 공동협력 발전, 고용유지 등을 약속했다.
이날 노조의 입장 급선회 배경엔 정부와 청와대의 막판 호소와 압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정부와 채권단은 물론 노조 내부에서조차 투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노조 집행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노사간 합의가 없으면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며 노조의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까지 "정치적 논리로 해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하며 노조를 압박했다. 결국 금호타이어 법정관리와 청산→대량 실업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감이 노조 집행부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조삼수 금호타이어 생산직 노조위원장은 이날 오후 광주 공장 운동장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석해 "해외 매각을 반드시 분쇄한다는 각오로 싸우고 싶었던 자리였지만, 이제는 (매각 동의 문제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동지들의 총의를 모으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