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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정광연 기자] #25년전 개인사업을 시작한 A씨는 지금도 2G 서비스인 011(SK텔레콤 가입자) 번호를 사용중이다. 창업 초기 거래처들이 지금도 011로 연락하기 때문이다. 물론 LTE인 010 번호도 있어 불편함은 없다. 011 번호를 010로 착신전환, 매달 1만2000원 수준의 요금만 내면 되기에 요금 부담도 적다. A씨는 앞으로도 011 번호를 계속 사용할 예정이다.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2G 가입자는 모두 240만명이다. SK텔레콤(사장 박정호)이 134만8000명으로 가장 많다. LG유플러스(부회장 권영수) 90만7000명, 알뜰폰 14만5000명 순이다. 2012년 LTE주파수 대역 확보를 위해 서비스를 강제 종료한 KT는 2G 가입자가 없다.
A씨 사례처럼 2G 가입자는 대부분 LTE폰과 함께 사용하고 있다. 서둘러 2G 서비스를 바꿀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2015년 620만명 수준이던 2G 가입자는 2016년 450만명으로 170만명 정도 줄었다. 2017년에는 100만명 감소한 350만명에 머물렀다. 올해는 감소폭이 더 줄어들 전망이다.
이통사 입장에서 2G 가입자는 ‘계륵’이다. 충성도는 높지만 수익성이 없기 때문이다. 2G 가입자들이 주로 선택하는 표준 요금제의 가격은 SK텔레콤 1만2100원, LG유플러스 8800~1만4850원으로 데이터 요금제 3만2000원 대비 1/3 이상 저렴하다. 이통사들의 가입자당평균수익(ARPU)이 3만4000~3만5000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G는 손해만 키우는 서비스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모두 오는 2021년 6월 2G 주파수 사용기간이 끝난다. 3년 이상 시간이 남아 강제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2012년 2G를 강제종료한 KT는 가입자가 15만명에 불과했고 LTE 전환을 위한 주파수 부족'이라는 특수성이 있었다.
양사 모두 아직 2G 서비스 종료를 강행할 계획은 없다는 게 공식입장이다. 수익성은 낮지만 고객들의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다른 가입자와의 형평성 때문에 서비스 전환을 위해 별도 혜택을 제공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2019년 5G 상용화를 앞둔 시점에서 2G를 무작정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5G에 대한 막대한 투자 때문으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5G 구축에 10조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전망하는 이통3사의 5G 전체 투자규모는 최소 20조원 수준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2G 서비스의 합리적인 종료가 필요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KT의 사례처럼 2G 가입자가 10만~15만명 이하로 줄어들 경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서비스 종료 절차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은 유보적이다. 5G 투자 집중이 필요한 기업 입장은 이해하지만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 2G 서비스 종료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성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2G 서비스 종료는 해당 기업이 충분한 사용자 보호 조치를 마련한후 폐지를 요청하면 정부가 이를 검토해 승인을 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아직 양사에서 해당 부분에 문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가입자 수가 적은 것이 기준이 되는 건 아니며 2G 서비스를 종료해도 이용자 피해가 없거나 충분한 대안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