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거세다.
새 주인을 기다리는 빈 상가가 6년래 최고치로 늘어난 것. 맨해튼의 중심가에는 건물 신축 현장만큼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텅 빈 상가 건물이다.
미국의 한 의류 매장 <사진=블룸버그> |
사정은 뉴욕 이외 미국의 주요 도시도 마찬가지다. 대도시 가운데 절반 이상이 쇼핑몰 공실률 상승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아마존 맹공에 나선 가운데 미국 소매업계의 하강 기류가 부동산 시장을 크게 강타하는 모습이다.
2일(현지시각) 부동산 시장조사 업체 라이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상업용 부동산 건물의 공실률이 8.4%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 2012년 4분기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또 77개 주요 도시 가운데 1분기 말을 기준으로 12개월 사이 공실률이 상승한 곳이 41개 도시에 달했다.
미국 경제 지표가 호조를 이루고 있지만 월마트를 포함한 전통 소매업계의 매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부동산 경기를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 업계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지난 1분기 신규 쇼핑몰 개장이 총 71만2000평방피트를 기록, 역사적 평균치를 크게 밑돌았다.
공실률이 상승하면서 자산 가격 하락이 노른자위 부동산 시장에서도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주 브룩필드의 쇼핑몰 운영 업체 GGP 지분 인수다.
브룩필드는 GGP의 지분 66%를 주당 23.50달러에 매입하기로 했다. 이는 월가 투자자들의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로, 시장 전문가들은 GGP가 소유한 고급 부동산 자산마저 타격을 입고 있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라이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1분기 소매업계의 건물 신축과 신규 임대가 이례적으로 둔화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마존을 포함, 전자상거래를 근간으로 한 소비 패턴의 변화가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도 한 목소리를 내는 부분이다. 그는 지난 주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마존이) 주정부와 지역 정부에 세금을 거의 내지 않으면서 미국 우편시스템을 ‘배달맨’으로 써먹는 한편 수천개의 소매업체들을 파산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마존은 이에 공식적인 해명을 회피했고, 이날 장중 4%를 웃도는 주가 하락을 기록하며 뉴욕증시의 급락을 주도했다.
한편 중소도시의 경우 소매업계가 내수 경기와 고용에서 차지하는 무게가 크기 때문에 최근 상황이 지속될 경우 펀더멘털 측면의 타격이 클 것으로 WSJ은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