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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보다 2~3배 비싼 '바이오베터' 개발 봇물… "시장 선점하자"

기사등록 : 2018-04-0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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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보다 개발 쉽고 시밀러보다 가치 높아
셀트리온 GC녹십자 한미약품 등 이미 임상3상 진행
한올바이오파마 알테오젠 임상 2상 등

[뉴스핌=김근희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바이오베터(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 개발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바이오베터는 기존 바이오 의약품의 효능이나 투여 횟수를 개선한 개량신약이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원조의약품과 똑같이 만든 복제약이라면, 바이오베터는 원조보다 한 단계 더 개선된 의약품이다.

◆ 국내 업체들, 바이오베터 개발 '봇물'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최근 황반변성 치료용 바이오베터 'IDB0062'에 대한 조성물 특허를 취득했다. IDB0062는 전 세계적으로 약 38억달러(약 4조245억원)의 매출을 올린 황반변성 치료제인 '루센티스'의 바이오베터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IDB0062은 루센티스보다 약효가 우월하고, 안구 조직으로 약물이 더 잘 전달된다"며 "기존 주사제형 외에도 사용이 편리한 점안액 형태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올해 내 IDB0062의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셀트리온도 연내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베터 '램시마SC'의 임상시험 3상을 마무리하고, 내년에 출시를 준비할 계획이다.

램시마SC는 원조의약품인 '레미케이드'보다 투약 방식을 편리하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레미케이드는 정맥에 주사를 맞아야 하는 정맥주사형 제품으로 환자가 매번 병원을 가야 했다. 반면 램시마SC는 정맥에 주사를 맞을 필요가 없는 피하주사형 제품이다. 환자 스스로 투약할 수 있어 편리하다.

한미약품은 약효 지속 시간을 늘려주는 '랩스커버리' 기술을 기반으로 10종의 바이오베터를 개발하고 있다. 가장 개발 단계가 빠른 제품은 호구증감소 치료용 바이오베터 '롤론티스'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시험 3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4분기 판매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GC녹십자는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베터 'MGAH22'의 임상시험 3상을 수행 중이다. 바이오 업체인 알테오젠도 약효 지속 기술과 항체-약물접합(ADC) 기술 등을 활용해 위암, 유방암 치료용 바이오베터를 개발하고 있다.

<자료=각사>

 ◆차세대 의약품으로 주목받는 '바이오베터' 

이처럼 바이오베터는 차세대 의약품으로 떠 오르고 있다. 바이오 신약보다 비교적 개발이 쉽고, 바이오시밀러보다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원조의약품과 효능이 똑같기 때문에 약값도 원조의약품보다 낮다. 통상적으로 원조의약품의 70% 수준으로 약값이 정해진다. 그러나 바이오베터는 원조의약품보다 효능이나 약효 지속 시간 등이 늘어났기 때문에 오히려 원조보다 가격이 2~3배 정도 비싸다.

바이오베터는 특허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바이오시밀러들은 원조의약품들의 특허가 만료돼야만 시장에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바이오베터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에 독자적인 특허가 인정된다. 원조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기 전이라도 시장에 출시될 수 있다.

아직 바이오베터 시장에 막강한 선두주자가 없다는 점도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2002년 다국적 제약사 암젠이 첫 바이오베터를 출시한 이후 전 세계 바이오베터는 현재 10여 종에 불과하다. 인슐린, 성장호르몬 등 상대적으로 복제가 쉬운 바이오 의약품들이 대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베터는 원조의약품보다 개선된 의약품이기 때문에 시장 가치가 높다"며 "바이오베터가 차세대 의약품으로 떠 오르자 국내 업체들이 시장 선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근희 기자 (ke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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