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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부터 와인까지 美 농가 中 관세에 휘청

기사등록 : 2018-04-04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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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표밭 아이오와 주 양돈 농장 올해 손실 불가피
체리 와인 등 농장 울상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16년 선거 표밭이었던 아이오와 주 농민들이 울상이다. 중국의 보복 관세로 인해 올해 손실을 면하기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

상황은 캘리포니아의 체리 농장과 나파 밸리의 와인 생산지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시킨 중국과 무역 마찰로 직격탄을 맞은 농가에는 잿빛이 가득하다.

미국 농업 부문 국가별 수출 규모 <출처=미국 농무부>

3일(현지시각) 아이오와 주립대학에 따르면 해당 지역의 돈육 농가가 지난달 적자를 냈고, 연간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리 슐츠 교수는 돈육 선물 시세를 감안할 때 올해 아이오와 주 농장이 돼지 한 마리당 4.34달러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2월 마리 당 8.49달러의 이익을 점쳤던 것과 크게 상반되는 예상이다.

가뜩이나 돈육의 공급 과잉 문제가 상품 가격을 끌어내리는 상황에 중국의 관세 결정이 이중 압박을 가하는 양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농가의 전체 돈육 공급 물량 가운데 27%가 해외에 수출됐고, 중국과 홍콩의 비중이 2위를 차지했다.

25%에 이르는 중국 수입 관세에 따른 파장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하는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연간 시장 규모 11억7000만달러에 이르는 돼지 꼬리와 족발 등 가공 식품 업계 역시 수출에 크게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돼지를 직접 사육하는 농가와 함께 타이슨 푸드와 스미스필드 푸드 등 관련 업체들이 긴장하는 이유다.

북미육류협회(NAMI)의 배리 카펜터 이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중국의 보복 관세가 고되게 일하는 미국 농가와 식품 업계에 무차별적인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5%의 관세가 결정된 과실류 재배 농장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7500에이커 규모의 과일 농장을 운영하는 존 글레스는 중국 수출을 겨냥한 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한 직후 관세 복병을 만난 사례다.

수확을 불과 30일 가량 앞둔 체리 농가는 중국의 관세는 물론이고 수출길이 막힐 가능성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이번 128개 품목의 중국 관세를 모면한 콩류 재배 농장은 일단 안도하는 표정이지만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실정이다. 양국의 무역 마찰이 더욱 악화될 경우 중국의 관세 폭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인 농가도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지난해 중국의 미국산 와인 수입 규모는 홍콩을 통한 면세품을 제외하고 8200만달러로 집계, 10년 전에 비해 7배 증가했다.

기존의 관세와 세금에 최근 중국 정부가 발표한 15%의 보복 관세가 해당 농가의 숨통을 조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나파 밸리의 와인 농장주인 마이클 호닉은 뉴욕타임즈(NYT)와 인터뷰에서 “어떤 소비자도 더 높은 값을 치르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15%의 관세가 본격 시행되면 미국산 와인이 칠레나 뉴질랜드산 와인에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칠레와 뉴질랜드 와인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수입 관세가 부과되지 않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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