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위안화가 이틀 연속 급등, 2년 6개월래 최고치로 뛰어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이 달러/위안 고시 환율을 통해 위안화 가치를 크게 끌어올린 데 대해 투자자들은 펀더멘털 측면의 배경을 찾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중국 위안화 <출처: 블룸버그> |
무엇보다 거래가 자유로운 홍콩 역외시장에서 같은 기간 위안화가 장 초반 상승했다가 하락 반전한 사실을 감안할 때 인민은행의 고시 환율이 더욱 수상쩍다는 반응이다.
투자자들은 최근 미국과 벌어진 무역 마찰과 무관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3750억달러에 달하는 무역수지 적자를 줄일 것을 압박한 트럼프 행정부가 연 500억달러의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중국 측이 적자 규모를 떨어뜨리기 위한 복안으로 위안화 환율을 움직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인민은행은 26일 달러/위안 환율을 6.281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에 따라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가 2015년 8월11일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일간 2% 선에서 고시환율을 올리거나 내릴 수 있는 인민은행은 이틀 연속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렸다.
반면 같은 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장중 0.3% 가량 완만하게 오른 뒤 후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0.2% 내림세로 돌아섰다.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 위안화의 갑작스러운 급등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시장 전문가들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는 부분이다.
이달 들어 지난주말까지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의 상승폭이 0.2%에 그쳤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번 주 이틀 사이 위안화 강세에 더욱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홍콩 소재 스탠더드 차타드의 에디 청 외환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하지만 최근 강세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난주 블룸버그가 내년 중국 채권을 바클레이즈와 공동 운용하는 지수에 편입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 역시 위안화 급등의 배경으로 지목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이달 초 중국 정부가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를 축소하기 위해 위안화 평가절하를 시도할 가능성을 제시했고, WSJ은 최근 움직임이 이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블룸버그 역시 최근 위안화 강세가 미국의 대규모 관세 결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무역전쟁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닫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해 인민은행이 나섰다는 얘기다.
오버시 차이니즈 뱅킹의 토미 시에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인민은행이 특정 환율 수준에서 위안화 상승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며 “달러/위안 환율이 앞으로 6.2위안 선을 테스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