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보람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그 동안 논란이 된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은 결국 법의 심판을 피해가게 됐다.
2014년 4월 16일 침몰하는 세월호. 구조대원들이 수색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오는 6일 오후 2시10분 뇌물수수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공판을 연다.
이날 법원이 유죄 여부를 판단할 박 전 대통령 혐의는 모두 18가지다. 이들 외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불법수수 혐의 재판도 별도로 진행되고 있어 21개 혐의에 대한 법적 판단이 내려질 예정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최근 사고 4년 만에 베일이 벗겨진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내용은 전무하다.
지난달 28일 검찰은 그 동안 논란이 일었던 2014년 4월 16일 박 전 대통령의 행적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기치료'나 주사시술은 없었지만 그 동안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주장한 참사 당일 보고·지시시각이 모두 조작됐다는 내용이었다.
박 정부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은 탑승객의 마지막 메시지가 전송된 참사 당일 오전 10시 17분을 구조 '골든타임'으로 규정짓고, 이보다 앞선 10시 15분 박 전 대통령이 첫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실제 박 전 대통령은 관저 침실에 머물면서 10시 20분에 첫 보고를 받았고 첫 지시 역시 이보다 늦은 시간에 이뤄졌다.
또 국정농단 사건의 공동정범인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관저에 방문한 뒤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 방문이 결정됐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이 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관련 내용을 조작한 김기춘 전 비서실장, 김장수·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들을 대거 기소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 /김학선 기자 yooksa@ |
하지만 정작 작 전 대통령은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보고·지시시각 조작 등 관련 내용을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거나 보고받은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결국 국민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수습의 '컨트롤타워' 최정점 박 전 대통령만 법적 책임을 지지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된 셈이다.
다만 도의적 비난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실제 헌법재판소도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박 전 대통령의 '불성실한 직무 수행'을 지적한 바 있다.
현재 헌재소장인 이진성 헌법재판관과 김이수 재판관은 지난해 3월 10일 "박 전 대통령이 생명권 보호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고 성실한 직책수행 여부는 헌법재판소의 판단 대상이 아니다"면서도 "대통령의 불성실 때문에 이 같은 불행한 일이 반복돼서는 안되므로 우리는 피청구인(박 전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위반을 지적한다"는 내용의 보충의견을 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