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진엽 기자]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복잡한 변수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과거 삼성의 발목을 잡았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노동조합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합병 비율에 대한 평가 및 향후 주가 흐름 등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5일 재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은 발표 초기에는 좋은 평가를 얻으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돌발변수들이 하나둘 불거지는 모양새다.
우선 과거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했던 엘리엇이 개편안과 관련 목소리를 내겠다고 나섰다. 엘리엇은 지난 3일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의 주식을 10억달러(약 1조560억원) 넘게 보유 중이라며 더 많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엘리엇이 보유한 해당 주식의 지분은 모두 해서 1.4% 정도로 추산된다. 현대차그룹은 주주들과 소통을 통해 주주의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양쪽 모두 구체적인 요구나 답변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섣부르게 단정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과거 삼성물산 합병시 엘리엇의 모습 등을 감안하면 합병안을 빌미로 현대차에 이것저것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엘리엇은 과거 삼성에게도 지주사 전환, 배당 확대, 외국인 이사 선임 등을 요구했고, 지주사 전환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엘리엇의 요구대로 됐다.
증권가에서는 엘리엇이 현대차에게도 추가 구조조정이나 분할합병시 가격 등을 빌미삼아 추가 배당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엘리엇이 예상대로 나왔을 때 현대차그룹측은 어떻게 대응할 지도 관심이다.
노조의 반발도 부담이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과 관련, 오너가의 이익을 위한 순환출자 개편이라고 반발하고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현대모비스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중이다.
노조는 "현대차 노조 동의없는 현대모비스 모듈/AS부품 사업부문의 일방적인 현대글로비스 합병은 현대차 단체협약(단협) 제39조 승계의무, 제40조 하도급 및 용역전환, 제41조 신기술 도입 및 공장이전·기업양수·양도를 위반하는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측은 "노조에 통보했고,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향후 노조와 협의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노조에 이번 개편의 취지를 잘 설명하고 계속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향후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도 관건이다. 특히 정의선 부회장 등 총수일가의 부담이 덜하려면 현대글로비스의 주가가 현대모비스보다 많이 오르는 편이 좋다. 정 부회장이 보유중인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팔아 현대모비스의 주식을 살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모비스가 보유하고 있는 알짜 사업부문을 글로비스에 넘기기 때문에 주가는 글로비스가 더 좋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런 모습이 총수 일가의 이익을 보전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비에 휘말릴 여지는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백진엽 기자 (jinebi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