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지난 주말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태에 대한 미국 측 대응이 '신중 모드'로 바뀌었다.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시리아 공격이 언제 일어날지 결코 말하지 않았다"며 "곧 일어날 수도, 전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해 시리아 공습이 임박하지 않았다는 점을 암시했다.
시리아에서 화학무기로 추정되는 공격이 발생한 가운데 사람들이 울고 있는 아이의 얼굴을 닦아주고 있다. 사진 속 장소는 8일(현지시간) 동구타 두마 지역으로 추정된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7일 시리아 두마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추정 공격에 대응해 미사일이 "곧 올 것"이라며 시리아 지원 세력인 "러시아는 준비하라"고 엄포를 놨던 전날 태도에서 급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팀을 만나 시리아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백악관은 "어떠한 최종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돌변에 일부는 미국의 군사적 행동 가능성이 작아졌다고 보지만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이해관계를 고려하면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신중한 행보는 동맹국과 의견 조율과 정보 평가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와 이야기 하고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두 차례 통화를 나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TF1 방송과 인터뷰에서 모든 정보가 모이면 반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염소 등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두마에서 수집한 샘플 조사와 희생자 증상에 잘 알고 있는 두 명의 미국 관리는 로이터에 "최초 칭후들을 보면 무기화한 염소가스와 사린을 혼합해 공격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정보기관들은 평가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최종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두마에서의 화학무기 추정 공격으로 최소 40명이 사망했다.
◆ 시리아·러시아·이란 "두마 사태, 美 공격 위한 구실"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 이란은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 무결함을 주장했다. 두마 공격은 반군과 구조대원들에 의해 조작된 것이며 시리아 정부를 공격하기 위한 구실이라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우)과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좌)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를 사정권 안에 넣을 수 있었던 반군의 마지막 요충지 두마가 정부군에 의해 장악되자 러시아는 서방과 갈등을 진정하려 애쓰고 있다. 두마에는 러시아 헌병대가 파견된 상태다.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미국과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만들어 놓은 '핫 라인'이 가동중이라고 말했다. 바실리 네벤지아 유엔주재 러시아대사는 미국과 전쟁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최우선은 전쟁 위험을 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리아 흐메이임 공군 기지에는 전투기와 폭격기 등 수십대의 러시아 비행기가 있으며 지중해에는 10~15척의 러시아 군함과 지원 선박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과 서방의 비(非) 군사적 대응도 거론된다. 이날 오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의원들에게 "국제 규범과 법에 따라 화학무기 금지 협정 위반에 대해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많은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고 FT는 전했다.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국제 화학 무기 감시 기구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시리아로 향해 오는 14일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OPCW는 화학무기 사용 여부를 판단하지만 주체는 평가하지 않는다. 로이터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공격을 결정하기까지 조사 결과를 기다릴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한편, 13일 러시아 국영통신 RIA에 따르면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러시아 부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트윗과 관련해 "국제관계는 한 사람이 아침에 일어날 때 기분에 의해 달라져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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