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뉴스핌] 정광연 기자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가 모바일 만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픽코마’의 일본 성공요인으로 차별화를 꼽았다. 사용자의 만화보는 ‘습관’을 유도하는 무료 정책이 제대로 먹혔다는 설명이다. 올해 여름에는 ‘픽코마TV’ 출시로 만화와 동영상을 아우르는 일본 콘텐츠 시장 전체를 공략하겠다는 각오다.
카카오(공동대표 여민수, 조수용)의 일본법인 카카오재팬은 현지시간 17일 일본 도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출시 2주년을 맞은 ‘픽코마’의 성과와 향후 사업 전략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NHN Japan Corp.(현 라인)에서 크리에이티브 센터장을 맡으며 일본 전문가로 이름을 날린 김 대표는 같은해 5월 카카오재팬에 합류한 키맨이다. 2011년 7월 설립된 카카오재팬이 2015년부터 조직을 재정비해 본격적인 일본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카카오재팬의 일본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 <사진=정광연 기자> |
카카오재팬의 히트상품은 단연 ‘픽코마’다. 2016년 4월 일본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만화 앱 서비스 픽코마는 지난 1분기 매출액 8억2400만엔(약 8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46% 증가했다. 월간이용자수(MAU) 역시 3월말 기준 290만명으로 역대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김 대표가 말하는 픽코마의 성공요인은 ‘습관화’다. 만화책 한권을 여러편으로 나눈 뒤 한편을 보고 특정 시간을 기다리면 다음편을 무료로 볼수 있는 ‘기다리면 무료’ 모델을 통해 일본 시장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김 대표는 “17만명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90.4%가 픽코마의 장점으로 기다리면 무료를 꼽았다. 우리가 공략층은 만화를 보기 위해 결제를 한 적이 없는 ‘라이트 유저’다. 이들에게 (무료를) 기다렸다가 만화를 정기적으로 보는 ‘습관’을 심어줬다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철저한 현지화 작업도 눈에 띈다.
현재 픽코마에는 2000여개가 넘는 작품이 서비스되고 있는데 이중 97%에 달하는 만화가 일본 작품이다. 무리하게 국내 작품을 공급하기 보다는 일본 대중들이 선호하는 현지 작품을 선별, 제공해 빠른 시장 진입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 <사진=정광연 기자> |
카카오재팬이 일본 만화 시장을 목표로 삼은 건 시장 규모 때문이다. 일본 전체 만화시장은 온·오프라인 합해 5조원에 달한다. 국내 시장보다 10배가 크다. 한국과 일본의 만화나 영화 등 콘텐츠 취향이 유사하다는 점도 도전을 결정한 중요한 요인이었다.
김 대표는 “기다리면 무료는 일본에는 없는 수익 모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현지 작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2년 동안 시장 검증을 받으면서 이제는 일본의 대형 출판사들도 픽기다리면 무료를 롤 모델로 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무료로 사용자들의 이탈을 줄이면서 만화를 보는 습관을 심어줘 결제는 증가하는 긍정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만화 시장 공략에 어느 정도 성공한 카카오재팬은 동영상 시장 전체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오는 여름 ‘픽코마TV’를 출시, 44조원에 달하는 현지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가 적극 추진하는 글로벌 콘텐츠 시장 진출의 첨병 역할을 카카오재팬이 맡겠다는 각오다.
김 대표는 “카카오재팬의 일본 상장은 본사를 비롯한 다양한 관계자들과의 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쉽게 언급하기 어렵다. 일단은 우리만의 사업 모델을 일본에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다. 픽코마는 한중일 3개국의 만화를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동영상과의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