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진범 기자 = 파워블로거 ‘드루킹’ 김모(48·구속기소)씨가 주도했던 '경제적 공진화모임(경공모)'과 경인선(經人先·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의 활동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조직의 정체를 둘러싼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김씨는 ‘드루킹’이라는 필명으로 2009년부터 경제·시사·인문 분야 블로그를 운영했다. 김씨의 개인블로그인 ‘드루킹의 자료창고’는 2009년~2010년 연속으로 네이버 파워블로그에 선정됐다.
17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의 한 출판사 입구에 더불어민주당을 비난하는 피켓이 붙어 있다. 파주출판단지 안에 위치한 이곳은 더불어민주당 당원이자 파워블로거 드루킹 김모씨가 추천수ㆍ댓글 조작 등의 사건 현장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유명세를 탄 김씨는 2014년 경공모를 만들고 오프라인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소액주주운동 인터넷 카페로 시작한 경공모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 유력 정치인 초청 강연을 열면서 현실 정치 세계에 발을 들인다.
2016년 김씨는 경인선을 만든다. 2500명에 달하던 경공모 회원 대부분도 경인선으로 유입됐다. 김씨는 경인선을 "문재인의 가장 날카로운 칼"이라고 소개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 당시에는 문재인 후보의 경선장을 따라다니며 열성적인 응원을 펼쳤다.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대선 경선장에서 경인선 회원들을 만나는 장면도 확인됐다.
이때부터 경공모와 경인선은 본격적으로 김씨의 ‘정치조직’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 대선 전 김씨는 블로그에 “댓글 기계(매크로 프로그램)와 맞서 싸우는 방법을 가르칠 것”이라며 댓글 작전을 연상케 하는 글을 올렸다.
<캡처=경인선(經人先·경제도 사람이 먼저다) 블로그> |
경인선은 대선 한 달 전인 지난해 4월 “네이버에서 문재인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며 “이제부터 문재인을 옹호하는 선플을 남겨 달라. 선플은 추천, 악플은 비추천 버튼을 꾹꾹 박아주세요”라는 등 당시 문 후보를 옹호하는 댓글을 조직적으로 작성하는 수법을 홍보했다.
경공모와 경인선은 여론조작 악성 댓글(악플)에 맞선 선플 운동을 벌인다고 했지만 실제로 이들이 벌인 행동도 여론조작이었다. 다른 대선 후보에 대한 악플을 다는가 하면 불리한 글은 집단으로 ‘비추천’을 누르고 유리한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 퍼 날랐다.
급기야 '드루킹' 김씨 등 3명은 자동화 프로그램(매크로)을 이용해 ‘공감수’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통하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루한 정황까지 드러나는 상황이다.
경공모와 경인선이 대선 운동에 동원된 불법 사조직인지 김씨의 현실 권력만을 위한 사조직인지 아니면 단순히 문 대통령의 팬클럽에 불과한지는 향후 검경 수사 경과를 지켜봐야 실체가 분명히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경남지사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kilroy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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