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세훈 기자 = 법정관리 갈림길에 선 한국GM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뉴 머니'(신규 자금)를 지원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한국GM 실사 중간보고서에는 한국GM이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크다는 잠정 결론이 나왔다. 다만 산은은 노사 양측에 자구안 합의 없이는 한국GM에 뉴 머니 투입은 없다며 23일 오후 5시로 예정된 데드라인전까지 합의안 도출을 하도록 압박했다.
<사진=한국GM> |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산은 회장은 21일 배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회계법인의 실사가 거의 마무리되고 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판단 단계에 섰기 때문에 우리 몫의 일은 상당히 진전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삼일회계법인이 내놓은 한국GM 실사 중간보고서에는 과거보다 미래에 더 중점을 두고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노사 합의가 이뤄진 후 GM 본사가 27억 달러만큼 출자 전환하고 28억 달러 신규 투자 및 신차배정 계획,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이전가격 문제 등이 모두 해결돼야 한다는 조건부 결론이다.
산은은 이 과정에서 GM측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5000억원 규모의 '뉴 머니'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필요한 자금, 합리적 투자라면 뉴머니에 대해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정부와 산업은행은 GM을 상대로 경영정상화 방안을 상당히 진지하게 논의했다"며 "산은을 통한 금융지원, 정부의 재정 측면 지원방안에 대해서는 얘기가 많이 됐다"고 말했다.
관건은 이날 오후 5시로 연장된 마감시한까지 노사가 협상 타결을 이뤄낼 수 있느냐다. 이 회장은 사측에 "노사 협상 타결은 정부와 산은 지원의 기본전제"라며 "법정관리로 인해 그간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노력이 무위로 돌아가지 않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이와 함께 산은은 21일 이동걸 회장과 노조와의 만남이 불발된 이후 노조측에도 준비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산은이 밝힌 '노사관계 불개입' 원칙에서 한걸음 물러나 간접적 중재를 시도한 것이다. 이는 한국GM이 법정관리로 가는 파국을 막기 위한 정부와 금융당국의 적극적 행보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 시간까지 한국GM 노사의 회담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구안 마련 가능성을 점쳤다 .
이날 노사 합의안이 극적으로 타결된다면 GM 경영 정상화를 위한 협상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산은과 GM은 중간 실사 보고서를 토대로 27일 금융지원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최종보고서는 다음 달 초에 나온다. 산은 관계자는 "중간보고서를 토대로 협상을 벌인 뒤 다음 달 11일쯤 최종보고서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메리 바라 GM 회장을 직접 만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는 "산은에서 경우에 따라 (바라 회장을)만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산은 관계자 역시 "배리 앵글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카허 카젠 한국GM 사장과 계속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만났다"며 "그것과 마찬가지로 메이 바라 회장도 상호 만날 의향이 있으면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산은은 노사 합의 결렬과 한국GM의 법정관리 신청이 이뤄진다면 '법정관리 중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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