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LG이노텍이 애플의 '아이폰텐(X)'의 판매부진 영향에 직격탄을 맞았다. 1분기 시장기대치를 하회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2분기에는 영업적자까지 예상된다.
LG이노텍은 올해 1분기 실적으로 매출 1조7205억원, 영업이익 168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당초 전망한 1분기 실적 컨센서스(실적 평균치)가 매출 1조8165억원, 영업이익 369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시장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이다.
매출은 전년동기 1조6447억원 대비 4.6% 증가했지만 전분기 2조6698억원 대비 4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668억원 대비 74.8%, 전분기 1412억원 대비 88.1% 줄어들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전년동기 대비 듀얼 카메라모듈 등 하이엔드(프리미엄) 부품 확대로 매출이 증가했다"면서도 "영업이익은 핵심 사업 생산능력 확대 등 투자를 확대한 가운데 뚜렷한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었고, 원화 강세 영향도 있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문별 실적으로는 광학솔루션사업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10% 증가한 1조14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듀얼 카메라모듈 등 고사양 제품 확대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증가했지만, 사업특성상 부품 수요가 크게 감소하는 비수기에 진입해 전분기 대비해서는 매출이 51% 줄어들었다.
전장부품사업도 전년동기 대비 4% 감소한 218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차량용 카메라모듈과 무선충전모듈 등 신제품 판매가 확대됐지만, 차량용 모터와 센서의 수요 감소 영향을 받았다. 다만, 1분기 차량부품 신규 수주액이 8800억원을 기록하고, 수주잔고는 10조5000억원으로 늘어나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판소재사업 역시 전년동기 및 전분기 대비 각각 1%, 19% 감소한 262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 등 반도체 기판과 포토마스크 및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 등 디스플레이 부품은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모바일 부품의 수요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발광다이오드(LED, 빛을 내는 반도체 소자) 사업은 전년동기 및 전분기 대비 각각 25%, 9% 감소한 1248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저수익 제품을 축소하고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면서 매출 규모는 줄었지만, 수익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에도 LG이노텍이 애플의 아이폰X 판매둔화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아이폰X의 판매부진 여파에 따라 예상대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 특히 광학솔루션 사업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고정비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여진다"며 "매년 2분기 아이폰의 판매량이 둔화되는 것을 고려하면, 2분기에는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투자회사 모간 스탠리는 앞서 올 2분기 아이폰 판매 전망치를 종전 4050만대에서 3400만대로 대폭 낮춰 전망한 바 있다.
fla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