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금융감독원장 후보에 김오수 법무연수원장(고등검사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김 원장은 현직 검사장으로 금융 경력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의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만큼 문재인 정부가 김기식 전 원장 낙마 이후 '금융 개혁'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해석이 동시에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석인 금감원장에 김 원장이 유력 후보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김 원장과 함께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 윤석헌 서울대 경영대 객원교수(전 금융행정혁신위원장) 등 3명을 금감원장 후보로 압축하고 검증 작업을 벌여 왔다.
김 원장이 신임 금감원장에 임명되면 시민단체·정치권 출신의 김기식 전 원장에 이어 또 한번 파격인사가 된다. 김 원장은 특히 현직 검찰 검사장으로 금융 경력이 전혀 없는 최초의 금감원장이 된다.
금융당국 안팎에선 김 원장의 급부상에 대해 김영문 관세청장과 비교하기도 한다. 김 청장은 부장검사 출신으로 지난해 7월 관세청장에 올랐다. 김 청장은 재벌가 자택을 처음으로 압수수색하는 등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 및 탈세 의혹 수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금융당국 핵심관계자는 "관세청장의 경우도 검사 출신 청장이 임명됐는데 (김 청장 급부상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면서 "금융개혁이 핵심인데 (이) 기능을 부각시켜서 보는 분들이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금융 문외안에도 불구하고 김 청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건 그만큼 청와대가 금융권과 금감원을 개혁 대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기식 전 원장의 자격 논란이 벌어졌던 지난달 13일 "근본적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외부 발탁으로 충격을 줘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밝혔다.
김오수 법무연수원장 |
김 원장은 전남 영광 출신으로 광주대동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사법고시(30회)에 합격한 후 1994년 인천지검에서 검사로서 첫발을 내딛었다. 김 원장은 인천지방검찰청 특수부 부장검사,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 부장검사,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 서울고검 형사부 부장, 대검 과학수사부 부장, 서울북부지검장을 거쳐 지난해 8월부터 법무연수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지난해 7월 문재인 정부 첫 검찰 고위 간부 정기인사에서 고등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원장은 특히 지난 2005년 서부지검 형사5부장 시절 당시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 부인의 편입학 비리 사건 수사를 지휘해 언론과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09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재직 당시에는 대우조선해양 납품 비리, 효성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 등을 수사했다. 평소 적극적이고 열정적이어서 주변과의 친화력, 지휘통솔력 등이 탁월한 인물로 정평이 나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기정 전 의원 등과 고교 동문이다.
한편 금감원장이 이르면 오늘(2일) 제청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이날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안건에는 금감원장 제청건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임 금감원장은 아직 최종 결정이 이뤄지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금감원장 제청은 이번주 중 금융위 임시회의에서 긴급안건으로 상정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금감원장 인사가 이번주 안에는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 의결을 거쳐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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