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SK하이닉스가 메모리(D램 등) 반도체 수요확대에 대비해 국내 반도체 후공정(조립·검사) 공장에 대한 투자에 나선다.
반도체 후공정은 완성된 웨이퍼(반도체의 원재료)를 자르고 보호막을 씌우는 등 반도체 제품을 최종 완성하는 공정을 말한다. 전공정이 증착(재료 안착)·노광(회로 새김)·식각(불필요한 부분 제거) 공정을 반복하면서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작업을 하는 반면, 후공정은 웨이퍼에 새겨진 회로에 배선을 연결해 작동유무를 검사하고 불량품을 걸러내는 패키징 및 테스트 작업으로 이뤄진다.
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경기도 이천 반도체 공장단지 내 일부 부지를 후공정 공장으로 투자하기로 결정, 기존 공장의 후공정 장비 일부를 이전하고 추가 장비를 반입해 내년 상반기부터 가동하기로 했다. 후공정 투자부지는 1만㎡(약 3000평) 규모로, 신규 장비 등이 투입되면서 투자비용은 약 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중장기적으로 (메모리 반도체의) 물량증가에 대응하려는 차원"이라며 "구체적으로 어떤 장비를 반입할 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4월 메모리 고정거래 가격은 DDR4 8기가비트(Gb) D램 가격이 전월대비 3.15% 증가한 8.19달러, DDR4 32기가바이트(GB) RDIMM(서버용) D램이 전월대비 1.60% 증가한 310.18달러를 기록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D램 업체들이 극심한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메모리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 10나노미터 후반(1x nm), 10나노미터 중반(1y nm) 수율이 생각만큼 빠르게 올라가고 있지 않아 투자 대비 공급량 상승폭이 적다"며 "서버 수요는 올해 들어 증가세가 작년 대비 더 늘고 있고, PC는 최근 진행 중인 그래픽처리장치(GPU) 가격 하락에 힘입어 일부 수요 개선세가 나타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빅데이터·머신러닝을 위한 고성능 GPU를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 이에 적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igh Bandwith Memory, HBM)의 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SK하이닉스가 선제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HBM은 D램을 실리콘관통전극(Through Silicon Via, TSV) 적층해 수배 이상 연산속도를 높인 초고속 D램을 말한다. 이는 2개 이상의 칩을 수직 관통하는 전극을 형성해 칩 간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패키지(후공정) 방식을 거쳐 완성된다.
특히 전공정을 거친 웨이퍼의 두께를 얇게 깎아낸 후, 웨이퍼 후면에 입출력(데이터입력)을 위한 패드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해 후면에 발생할 수 있는 손상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후공정 공장 투자는 중장기적으로 TSV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공장을 짓기로 한 것으로, TSV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고 보면 된다"며 "새로운 후공정 장비가 나오는 시점에 서 TSV를 염두에 두면 새로운 클린룸 공간도 확보해야해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면서 주요 기업들이 후공정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SK하이닉스는 TSV를 통한 HBM 매출이 발생하는 단계로, 후공정 투자는 적정한 판단이라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내부적으로 향후 HBM 시장이 매년 배 이상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 올해 하반기부터 2세대 HBM을 대량양산에 돌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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