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대한항공이 조양호 회장 일가와 관련,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새로운 내용이 알려지는 즉시 해명자료를 내는 방식을 통해서다. 이는 확인되지 않는 내용의 확산을 막고 무분별한 제보를 줄이는 '1석2조' 효과를 거두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뉴스핌 DB> |
대한항공은 9일 저녁 검찰이 조 회장의 상속세 누락 혐의를 포착, 수사에 착수했다는 내용을 채널A가 보도하자마자 "당시 상속세 누락을 인지하지 못했고, 2016년 발견해 국세청에 신고했다"며 "이번 달 납기일에 맞춰 세금을 납부할 예정"이라고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첫 보도 이후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의혹과 관련해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들을 모아 장문의 해명자료를 내기도 했다. A4용지 다섯 장 분량의 자료에는 ▲그랜드하얏트인천 의혹 ▲평창동 자택 의혹 ▲제동목장/파라다이스호텔 의혹 ▲회사 경영관여 의혹 등 총 18개 사안에 대한 반박이 조목조목 담겼다.
당초 대한항공은 지난달 조현민 전 전무의 '물컵 투척' 사건이 처음 알려졌을 때만 해도 공식입장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이 수사 중인 사안'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은 뒤 침묵을 지켰다. 이 때문에 현재 상황이나 향후 대응 계획 등은 조 전 전무가 선임한 변호사를 통해서만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대한항공은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쪽으로 대응 방향을 바꿨다. '물컵 투척' 논란이 사그라지기는커녕 온갖 의혹으로 확산돼 조 회장과 조현아‧원태‧현민 삼남매, 이명희 이사장까지 가족 전체를 휘감아버렸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몇 건씩 내부 직원들의 폭로가 쏟아졌고, 이를 기반으로 경찰과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국토교통부 등 사정당국이 전방위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대한항공은 마냥 입을 다물고 있는 게 정답은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너무 온갖 의혹이 확산되고 있어 확인할 건 확인하고 해명할 건 해명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앞으로도 주요 의혹들에 대해 적극 입장을 설명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