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동진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9일 평양에서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억류자 3명의 석방을 끌어낸 가운데, 국내 납북자들이 북한에 억류된 가족들의 생사만이라도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북한억류자석방촉구시민단체협의회' 등 납북자 단체는 10일 '북한억류 한국계 미국인 3명 석방 환영 및 제4차 북한억류자 및 납북자 송환촉구 집회'를 열고 성명을 발표하는 등 정부의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성명서에는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이 전격 석방됐다. 이제 다음 차례는 김정욱 선교사를 비롯한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무사 귀환이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북한억류자석방촉구시민단체협의회 및 6.25 납북피해자대책위원회가 10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북한억류 한국계 미국인 3명 석방환영 및 제4차 북한억류자 및 납북자 송환촉구 집회'를 열었다.<사진=6.25납북피해자대책위원회> |
이날 집회를 주최한 김규호 선민 네트워크 대표는 미국인 3명이 석방된 것에 대해 "대단히 환영할 일"이라며 "우리 납북자들도 석방의 가능성이 커졌다는 면에서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미국 억류자를 석방하면서 우리 억류자를 석방하지 않으면 남북화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석방하리라 믿고 있고, 믿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아쉬운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 억류자 문제를 얘기했지만 그것을 미국 억류자 석방 이후 인제야 발표한 것이 아쉽다"며 "이는 자국민보호의 문제 중 하나여서 정상회담 직후 발표를 하는 게 옳았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어 "특히 우리 가족들은 억류자에 대해 하루하루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그동안 미국과 일본은 납북자 문제를 공개적으로 요구했지만 한국 정부는 언급하지 않고 있어 정부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워싱턴DC 로이터=뉴스핌] 김성수 기자 = 북한에 억류됐다가 석방된 한국계 미국인 3명(김동철·김상덕·김학송)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생사확인 정도라도 해줬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라며 "돌아가셨으면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납북자가 516명인데 아직 많이 살아있다"며 "생업에 종사하다가 끌려간 분도 있고 학생, 목사들도 많이 끌려갔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한국 정부가 납북자 문제에 대해 무관심한 것 같다"며 "우리 정부가 못한다면 북미 대화 때 트럼프 대통령이라도 김 위원장에게 납북자 관련 재발 방지와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지난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에도 우리 국민을 지속해서 납치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정전협정 체결 이후 납북자는 총 3835명이며, 이 중 3319명이 귀환했다. 현재까지 북한에 억류된 납북자는 516명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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