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금융권 채용비리 사태에서 한발 물러서있던 신한금융지주도 채용비리 검찰 수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11일 신한금융 임직원 자녀 채용의 적정성과 채용비리 제보 건을 점검한 결과 22건의 특혜채용 정황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12건, 신한카드 4건, 신한생명 6건이었다.
이 가운데 임직원 자녀에 대한 채용 비리 의혹은 13건으로 드러났다. 신한은행이 5건, 신한카드가 2건, 신한생명이 6건이었다.
특혜채용 정황 및 연령·성별 차별 등 법률위반 소지에 대해 확보된 증거자료 등을 검찰에 이첩하고, 향후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
권창우 금감원 일반은행검사국장은 "임직원 채용비리 의혹은 1992년 것부터 제기됐는데 2013년 자료만 일부 남아있었다"며 "이 자료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내용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우선 신한은행에선 2013년 채용과정에서 전형별 요건에 미달함에도 통과시키는 방법으로 채용특혜를 부여한 정황이 밝혀졌다. 당시 현직 임직원 자녀가 5건, 외부 추천이 7건으로 조사됐다. 다만 어떤 임원이 연루됐는지는 특정하지 않았다.
권 국장은 "개인이 노출되면 증거인멸 우려가 있기 때문에 특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에 이첩되면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외부 추천의 경우 전(前) 금융지주 최고경영진 관련인, 지방 언론사 주주의 자녀, 전 고위관료의 조카 등으로 표기된 지원자들(정치인, 금감원 직원, 공사 임원 등을 통해 추천)은 연령 초과 등의 이유로 서류심사 대상 선정기준에 미달했고, 일부는 실무면접에서 최하위권 등급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전형을 모두 통과해 최종 합격했다.
권 국장은 "금감원 직원이 (채용비리 통로로) 연루된 것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정황이 있다는 것이지 사실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어서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지면 그에 따른 후속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 임직원 자녀인 지원자들도 학점저조 등의 이유로 서류심사 대상 선정 기준에 미달하고 일부는 실무면접에서 최하위권 등급을 받았음에도 해당 전형을 모두 통과해 최종 합격했다.
신한카드에선 2017년 채용과정에서 '외부추천' 문구가 기재돼 있는 지원자에 대해 서류전형 합격기준에 미달하고 임원면접시 면접위원의 부정적 평가가 있음에도 최종 합격시키는 등 채용특혜를 부여한 정황이 발견됐다.
구체적으로 신한금융 임원의 자녀인 지원자는 서류전형에서 해당분야 지원자 1114명 중 663위로 합격순위(128명)에 미달했지만 통과했다. 임원 면접(총 6명)시 면접위원 2명으로부터 "태도가 좀 이상함", "발표력 어수선"이라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최종 합격했다.
신한생명에서도 6건의 채용특혜 정황을 포착했다. 2013년부터 2015년 채용과정에서 신한금융 임직원 자녀인 지원자에 대해 서류심사 점수를 임의로 상향조정하는 방법 등이었다.
신한금융 임직원 자녀인 지원자는 서류심사시 전공점수를 배점(8점 만점)보다 높은 점수(10점)를 부여받아 서류전형을 통과하고 최종 합격된 사례가 포함됐다.
현대판 음서제(고려·조선시대 고관 자손을 관리로 특채하는 제도)가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과 서진원 전 행장의 자녀 등이 신한 계열사에서 근무하는 등 부모가 임원으로 재직 시 자녀가 같은 계열사로 들어온 경우가 많아 음서제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다.
권 국장은 "금감원이 발견한 자료는 체계적이지 않고 조각난 것이었기 때문에 음서제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임직원 자녀였기 때문에 혜택을 줬다면 문제지만 임직원 자녀이기 때문에 선입견을 갖고 검사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제2금융권 채용비리에 대한 첫 검사가 이뤄진 가운데 금감원은 추후에도 신뢰할 만한 제보가 있으면 검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성재 여신금융검사국장은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파악되고 검사를 나갔을 때 규명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검사를 하게 된다"이라며 "다만 제한된 인력으로 검사를 하고 있어 채용만 단독으로 보는 게 아니라 경영관리, 내부통제 등과 같이 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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