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 진의가 무엇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갑작스럽게 '브레이크'를 걸고 나오긴 했지만 북미정상회담 무산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학부 교수는 16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한번 브레이크를 건 것"이라며 "북미회담 취소까지 갈 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이날 새벽 리선권 고위급회담 단장 명의로 통지문을 보내, 맥스 선더 한미연합훈련을 이유로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알려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 靑 "北 진의, 정확하게 뭔지 모르겠다…파악 중"
청와대는 "북한의 진의가 무엇인지 파악 중"이라며 당혹스런 분위기다.
남 교수는 "태영호 공사 건이나 맥스선더 훈련, 그리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강경 발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북측에 불리하게 돌아간다고 느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북한으로선 자기들이 시혜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인데, 미국은 마치 승전국이 패전국에게 강요하는 것처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전체적인 회담 분위기가 형성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브레이크를 한 번 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본 도쿄 시내 광고판에 붙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남성욱 교수 "北 입장에선 은혜 베푼 것..승전국처럼 구는 美 태도에 브레이크 걸어"
김준형 교수 "김 위원장, 양보 많이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 압박 너무하다 생각했을 것"
김준형 한동대 교수도 일종의 '완급 조절'로 판단했다.
김 교수는 "북한 입장에선 선제적으로 양보 조치를 했는데, 몇가지가 기분이 나쁜 것 같다. 완급조절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은 자기가 선의를 보여서 트럼프 대통령 입지를 강화시켜줬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왜 자기 입지를 약화시키는 것이냐는 생각"이라며 "그렇다고 북미회담 취소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기싸움이라기보다는 북한이 보면 (미국이) 너무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라며 "(김정은은 자기가 그렇게까지 했음에도) 아직 기싸움을 해야 한다는 자체가 기분 나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