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미국 바이오젠이 다음 달 29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통보했다. 행사금액은 약 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번 콜옵션 행사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17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여부를 가려내는 감리위원회에 소명하기 위해 정부청사에 들어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05.17 yooksa@newspim.com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8일 바이오젠으로부터 콜옵션 행사 관련 서신을 수령했다고 공시했다. 전날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감리위원회에 참석해 소명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내용을 밝히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 오전 바이오젠 측으로부터 콜옵션 행사 레터를 받았다. 그러나 공시와 공개 여부 등이 결정나지 않았고, 결국 이날 밤이되서야 레터 수령 사실을 공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회계위반 논란으로 바이오젠의 콜옵션 여부에 대한 억측이 늘어났다"며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근 바이오젠에 콜옵션 행사 여부를 물어봤고, 바이오젠이 레터를 보냈다"고 말했다.
바이오젠은 콜옵션 행사 통지 레터를 조만간 별도로 송부할 방침이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합작사 형태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하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50%-1주를 취즉할 수 있는 콜옵션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젠은 이번 레터를 통해 삼성바이오직스 측에 정식 콜옵션 행사 통지 전 사전 실무작업에 착수하자고 요청했다.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 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식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기업결합신고 일정 등을 점검해야 한다.
기업결합신고는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결합이 이뤄진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등 국가별 허가기관에 신고하는 것을 뜻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은 미국, 유럽, 중국, 한국 등 국가별 허가기관을 대상으로 이를 진행할 예정이다.
콜옵션은 오는 6월29일 밤 12시까지 행사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이 매입하는 지분 44.6%에 해당하는 출자원금 4613억원과 합작계약서 상 명시된 이자율을 적용한 이자를 합친 금액을 받게된다. 이자는 다음달 말 기준으로 약 2500억원으로 추산된다. 회사는 총 약 7000억원을 수취하는 것이다.
바이오젠의 콜옵션 여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의 주요 쟁점인 만큼 이번 바이오젠의 레터가 논란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허가를 받는 등 기업 가치가 증가하자,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기존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를 변경했다.
이같은 회계처리 방식 변경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는 기존 장부가에서 시장가인 4조8085억원으로 평가됐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조9049억원의 흑자전환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은 바이오젠이 실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상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은 회계위반이라고 보고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위반 여부는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 등을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차기 감리위는 오는 25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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