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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한국영화 자존심을 지킬 것”이라던 말이 허언이 아니었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아니 이만하면 훌륭하다. 영화 ‘독전’이 개봉 첫날 37만6267명(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을 동원, 올해 한국영화 최고 오프닝을 갈아치웠다. 게다가 무려 6주 만에 한국영화의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을 알렸다.
배우 조진웅(42)의 신작 ‘독전’이 22일 베일을 벗었다. 이해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전쟁을 그린 범죄극.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조진웅은 ‘독전’과 함께했던 고된 나날들을 떠올리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보고 싶었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는 속된 말로 답 나왔다고 생각했어요. 만나고 깨지고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어려울 게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뭐가 힘들겠냐, 어디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었죠. 물론 막상 해보니까 쉽진 않더라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가보고 싶었죠. 어떤 머뭇거림이 없었어요. 만족도요? 늘 그랬듯이 아쉬운 부분은 있죠. 그래도 의도한 지점은 잘 나온 듯해서 만족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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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전’에서 조진웅은 원호를 연기했다. 실체 없는 아시아 최대 마약 조직과 조직의 우두머리 이 선생을 잡기 위해 모든 것을 건, 그야말로 ‘미친’ 형사다.
“계속해서 원호에 대해 생각을 했어요. 뭔가 미친놈 같으면서도 자꾸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연민은 또 아니었고요. 묘했죠. 악질 경찰인가 싶기도 했고요. 그런 지점에서 제가 그간 해왔던 형사들과는 결이 달랐어요. 그래서 부담도 덜했죠. 다만 관객 입장에서는 이 선생을 잡으려는 이유를 풀어서 설명해주지 않으니까 조금 불편할 수는 있겠구나 싶었어요.”
독한 원호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조진웅 역시 독해져야 했다. 짧은 기간 체중도 10kg이나 줄였다. 첫 번째 이유는 체력적인 부침 없이 원호를 소화하기 위해서였고, 두 번째는 원호의 외적인 부분까지 챙기고 싶어서였다.
“다이어트보다 운동이었죠. 시나리오 보는 순간 ‘만만치 않겠다’ 싶었어요. 많이 뛰니까 일단 체력을 기른 거죠. 원호가 후덕하면 안 되는 캐릭터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액션스쿨에 가서 ‘죽여주세요’라고 했죠(웃음). 그렇게 10개월을 했어요. 물론 그 후로 바로 그만뒀죠. 전 운동 DNA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이것의 교훈은 시나리오를 잘 골라야 한다는 거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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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전’의 명장면, 마약 흡입 신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극중 원호는 이 선생을 잡기 위해 진하림(고 김주혁)으로 위장해 코로 마약을 흡입한다.
“그게 소금인데 ‘컷’을 안 해서 그냥 마신 거죠. 정말 죽겠더라고요. 바다에 거꾸로 박힌 느낌, 소금이 뒤통수에 붙은 느낌이었죠. 근데 그때 맛이 간 듯한 풀린 눈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또 가자고 했죠. 고통을 아니까 머뭇거리게 되긴 했어요. 그래도 다른 각도가 필요해서 계속 찍었죠. 그러다 네 번째쯤인가 도저히 못 하겠다고 했어요. 좋은 장면은 건졌는데 다시는 못 할 짓이죠(웃음).”
엄살을 부리면서도 왜냐는 질문에는 주저 없이 “당연하다”는 답을 내놨다. 조진웅은 “각자의 포지션이 있고 내 포지션은 이것”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제가 담당하는 영역이잖아요. 그렇게 함으로써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이 필요하고, 제가 그 역할인 거죠. 대사 중에 락(류준열)이 원호에게 ‘이제 어쩌실 거냐’고 묻잖아요. 이상하게 전 처음부터 그게 되게 걸리더라고요. 마치 나, 배우 조진웅에게 묻는 말 같아서 계속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러고 결론을 내렸죠. 배우가 되고 싶어서 됐는데 어쩌긴 뭘 어쩌겠어요. 그냥 계속해나가는 거죠(웃음).”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