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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 현대자동차가 국내에서 전량 생산하는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도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경쟁모델인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도 미국에서 현지 생산 물량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최고 관세 25%를 맞으면 경쟁력이 없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오는 2020년 출시될 '신형 G80' 부터는 현지 생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제네시스 중심 모델인 G80의 총수출물량(1만5000대)중 미국시장 비중이 87%(1만3437대)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산 차량에 25% 수입관세를 부과한다면 G80의 미국시장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현대차는 G80을 필두로 차후 G70(중형 세단)과 GV80(SUV)까지 생산을 추진, 가격경쟁력 등을 앞세워 현지 고급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 미국법인이 발표한 지난해 실적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제네시스 브랜드 판매량은 539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5%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관세 폭탄까지 맞으면, 판매량 급감은 불가피하다. G80의 미국 판매가격은 4만1400달러(4585만원)인데,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5만1750달러(5731만원)으로 오른다. 5000만원 초반 대에 살 수 있는 경쟁차종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보다 수백만원 더 비싸지는 셈이다. 독일차는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수입관세 영향에서 자유롭다는 점, 금융 기법 고도화로 소비자 구매를 유도하고 있는 점도 제네시스의 현지 생산을 자극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에서도 제네시스의 미국 현지 생산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는 SUV와 중형 세단 생산시설 등 2개 라인이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관세를 피해 미국 고급차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다”며 “가격경쟁력과 조달능력을 갖추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제네시스의 미국 생산은 국내 노조의 반발을 넘어서야 한다. 현대차 노사는 해외 생산·연구·정비 부문 하도급, 공장 이전 및 축소, 공장별 생산 차종 이관 등을 노사공동위원회에서 심의, 의결하도록 하고 있다.
현대차 홍보실 관계자는 "G80 현지 생산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G80 후속 컨셉트카.[사진=현대자동차] |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