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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패권 잡아라"…中 존재감 무서운 부각

기사등록 : 2018-06-0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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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정부 강력한 육성책에 신흥 제조사들 급성장
美·日·유럽 주춤한 사이…中, 세계 판매량의 40%↑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전기자동차(EV) 시장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그 배경엔 전기차 산업 육성을 '국책'으로 내건 중국 정부가 있다. 중국 정부는 전통강자인 유럽과 일본이 전기차시장에서 주춤하는 틈을 타 전기차시장의 패권을 쥐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웨이라이의 전기차 모델 [사진=바이두]

◆ 정부 지원에…中 EV 제조사 '쑥쑥'

4월 말 베이징(北京)의 한 고층건물 1층. 중국의 전기자동차(EV) 제조사 웨이라이(蔚来)의 판매점에는 평일임에도 20명이 넘는 중국인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한 대에 뜨거운 시선을 보냈다. 신문은 해당 차량이 웨이라이의 첫 신차인 'es8'이라고 전했다.  

웨이라이는 중국의 IT 기업 텐센트(騰訊) 등의 출자를 받아 2014년 12월 상하이(上海)시에 설립됐다. 웨이라이는 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3년도 채 안되는 기간 안에 es8를 개발했다. 통상 전기차 개발에는 4~5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놀라운 건 개발 속도 만이 아니라, 자동차를 완충했을 때 달릴 수 있는 거리다. es8은 최대 500km를 주행할 수 있다. 닛산(日産) 자동차의 전기차 '리프'의 주행거리 400km를 웃도는 수준이다. 가격은 44만8000위안(약 7600만원)이다. 

중국 현지 제조사들의 가솔린 자동차보다 고액이지만, 판매점을 방문한 한 여성은 "(미국에서 수입한) 테슬라의 차량은 관세때문에 100만 위안(약 1억7000만원)이 넘는다"며 "그것과 비교하면 싸다"고 말했다. es8 주문은 벌써 3만대가 넘었다. 

중국에선 정부의 산업 장려책을 배경으로 웨이라이같은 신흥 전기차 제조사들이 계속해서 새로 등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구조가 복잡한 엔진차로는 이미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 일본과 경쟁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부품 수가 적은 전기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전기차 산업의 패권을 쥐겠다는 야심이 엿보인다. 

중국 정부의 산업 장려책은 단순히 전기차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PHV) 등 신에너지 자동차(NEV) 구입에 보조금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대표적인 게 자동차 번호판 규제다.

현재 베이징시는 가솔린차에 경우 번호판 교부를 추첨으로 정하고 있다. 당선확률은 10만명 중 1명꼴로 베이징에서 가솔린 신차를 타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광저우(广州)시도 100명 중 1명꼴이다. 하지만 NEV에는 규제가 없다. 신차를 사고 싶다면 번호판을 받을 수 있는 NEV를 사는 수 밖에 없다. 

중국 정부는 여기에 더해 2019년부터는 자동차 제조사의 승용차 생산·수입량 중 일정 비율 이상을 NEV로 하도록 하는 규제도 시작한다. 

◆ 美·日·유럽 주춤하는 사이…中, EV시장서 존재감 '우뚝'

자동차 시장의 전통강자였던 미국과 일본, 유럽에서는 전기차 판매가 생각만큼 늘지 않고 있다.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짧고, 충전 인프라도 충분치 않은 데다 가격도 기존 가솔린 자동차 높다는 점이 '허들'로 작용하고 있다. 

바면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을 바탕으로 NEV 생산대수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NEV 생산량은 약 60만대로 4년 전과 비교해 23배가 늘었다. NEV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44%로 가장 높다. 2위인 일본(15%)과도 격차가 크다.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NEV의 90%는 현지 제조사가 쥐고 있다. NEV 판매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베이징자동차(BAIC)의 쉬허이(徐和谊)회장은 지난 4월 말 베이징 모터쇼에 참석해 "2025년까지 NEV의 판매를 연간 150만대 이상으로 늘려 세계 1류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일본의 자동차 회사들은 중국에 밀려 고전을 거듭하는 중이다. 혼다와 닛산은 지난 베이징 모터쇼에서 올해 중국시장에 수출하는 EV를 처음 선보였다. 토요타도 소형SUV 전기차를 2020년 중국 시장에 판매할 계획을 밝히며 반격에 나섰다. 

미즈노 야스히데(水野泰秀) 혼다 중국담당임원은 "중국 제조사들이 전기차 시장에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상당한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며 경계를 감추지 않았다.  

 

keb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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