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비핵화 합의를 조기에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6·12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기대하면서도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선 여러 차례의 회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통신과 짧은 단독 인터뷰에서 당초 예정대로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비핵화 합의를 위해 여러 차례의 회담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 안에서 "한 번의 회담에서 그것(비핵화 합의)을 이뤄내길 바라지만 종종 협상은 그런 식으로는 진행되지 않는다"며 "한 차례나 두 차례 또는 세 차례에서도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언젠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추가 만남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것인지 아니면 이보다 낮은 직급 간의 대화가 더 필요함을 의미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날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앤드류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북한의 실질적 2인자'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일 백악관을 방문해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조율 작업은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 막판 조율을 위해 이틀간 뉴욕에서 회담을 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회담 진행 상황과 김 부위원장과 가진 회담 결과에 대한 폼페이오 장관의 기자회견 발언으로 미루어볼 때 미국이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둔 것 같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앞서 외신들은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등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 나올 합의에 대한 밑그림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날 외신들은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1시 30분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 간 회담이 오전 11시 45분으로 조기에 마무리되면서 양측이 비핵화 합의를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는 관측을 제시했다.
◆ 폼페이오 "관계 개선 위한 길 쉽지 않을 것"
폼페이오 장관 역시 이날 뉴욕 롯데팰리스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측의 관계 개선을 위한 길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그는 "우리의 길을 헤쳐 나가는데 며칠에서 몇 주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중요한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이 기회를 놓치는 건 비극"이라며 지난 72시간 동안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관계 개선을 위한 길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오는 6월 1일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확실한지 묻는 말에 "아직 모른다"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1일 김 위원장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북미 관계와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모두 "단계적으로" 해결되길 희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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