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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책임대출 확대 서민지갑 숨통..민간은행 확대는 '글쎄'

기사등록 : 2018-06-05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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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이면 담보는 집으로 끝내야" 환영
도덕적 헤이‧금리상승 우려도..리스크 떠안을 은행권 부담
대책마련 없는 무분별한 확장은 경계해야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대출자의 집값이 대출액보다 내려가면 집만 포기하고 빚은 더 안 갚아도 되는 유한책임대출(비소구대출) 확대 시행으로 서민들의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반대로 무분별한 확대 시행은 대출자의 도덕적 헤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유한책임대출이 민간 금융권으로 확대되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액수가 줄고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유한책임대출을 민간 주택담보대출로 전격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은행권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전격적인 도입은 어려울 전망이다. 

5일 부동산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유한책임대출 확대 시행에 따른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사진=이형석 기자]

지난달 31일 국토교통부는 '유한책임(담보한정) 보금자리론'을 출시했다. 이와 함께 디딤돌대출의 유한책임대출 대상을 생애최초주택구입가구는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로 확대했다. 

총 2억원을 대출 받아 3억원짜리 집을 구입 했는데 주택 가격이 1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면 대출자는 집을 은행에 넘겨 1억5000만원만 갚아도 되는 상품이다. 현행 일반 주택담보대출에서는 정책 모기지(디딤돌대출)나 은행권 상품 모두 집을 넘긴 뒤 나머지 5000만원도 채무자가 갚아야 한다. 이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양산되고 가계빚이 급격히 늘어나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유한책임대출은 부동산 가격이 안정적이지 않은 국내 상황에서 꼭 필요한 제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부동산가격 변동이 극심해 집값이 폭락하면 채무자가 담보물을 변재를 하더라도 남은 부분은 감당하지 못하고 빚의 노예가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부동산가격 하락은 채권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불이익이 될 수도 있어 서민들의 위한 안정장치로 필요한 정책이다"고 말했다. 

반대로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에 따른 고의 연체나 부채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집값 하락 부담에서 벗어난 채무자가 무분별하게 돈을 빌리거나 빚을 갚을 수 있는 여력이 있음에도 고의로 연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시행 경과로 봐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2015년 처음으로 도입된 유한책임대출은 이용 가능자의 74%가 선택할 정도로 호응도가 높고 유한책임대출자의 상환이 적절히 이뤄져 확대시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쯤 유한책임대출을 민간 은행권으로 확대하는 것을 비롯한 비소구 대출 확대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지금은 비소구 대출은 정책 모기지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은행권 확대 정책은 시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유한책임대출은 은행에게 굉장히 부담스러운 정책이다"며 "그동안 금리부터 리스크 관리를 정부에서 받았지만 은행에서 담보가치 하락을 전망하고 분석해야 하는 책임을 떠안게 되기 때문에 반가운 정책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책임형 보금자리론 상품 개요 [자료=국토부]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서민의 고충을 이해한다는 차원에서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전체적인 금융시스템이나 거래질서 측면에서 봤을 때 불안정한 면도 있다"며 "부작용에 대한 대책마련 없이 무조건적인 확대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비한 선제 조치라는 측면도 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치솟는 집값을 잡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유한책임대출이 첫 도입을 논의한 게 집값 폭락에 따른 깡통전세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집값 하락을 염두에 둔 정책이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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