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오는 12일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참혹한 실태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 벼룩이 끓는 감옥·강제 노역…공개 총살형 자행
북한에서 밀수업을 했던 탈북자 김영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권 초기에 수십명의 다른 여성들과 벼룩이 들끓는 감옥에 1년간 갇혀있었다. 조카들의 탈북을 도왔다는 게 그의 죄목이었다.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 올려진 북한 정치범 수용소 관련 보고서 [사진=미 국무부 홈페이지] |
감옥의 보초는 수감자들에게 주기적으로 채찍을 휘둘렀다. 이후 김영희는 강제노동 수용소로 보내졌다. 그 곳에는 강제노동과 인권 유린이 기다리고 있었다. 김영희의 어깨에는 당시에 피부가 벗겨지면서 받은 빨간 상처 자국이 남아 있다.
북한 강제노동 수용소에 2015~2016년까지 있었던 한 수감자는 소각로 하나에 최대한 많은 사람을 넣기 때문에 몸을 절반으로 굽혀야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2016년 10월에는 남자 4명과 여자 3명이 중국 근처 국경도시의 비행장에서 총살당했다. 2015년 2월에는 남자 5명이 평양 북쪽의 스포츠 경기장에서 수천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총살됐다. 이러한 내용은 137명의 탈북자 진술을 통해 나온 것이다.
고문을 자행하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는 1950년대부터 이어져 왔다. 이 곳의 크기는 미국 맨해튼의 20배 정도에 이른다. 유엔에 따르면 5곳의 정치범 수용소에는 약 10만명이 갇혀 있다. 인공위성 사진을 보면 더 많은 정치범을 수용하기 위한 신규 시설이 중심 지역에 만들어졌다.
◆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국경통제 강화·빈부격차 증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1년 말 정권을 잡으면서 탈북을 막기 위해 국경 통제를 더 강화했다. 탈북하다가 잡힐 경우 장기 투옥을 감수해야 했다. 중국에서 압송된 북한 여성들은 아버지가 중국인일 경우 강제로 낙태를 당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사진=조선중앙통신] |
김영희는 "북한 정권은 가난한 사람들을 개처럼 취급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권 후 인민들의 삶은 더 어려워졌다. 관리들은 김영희와 같은 밀수업자들에게 허가를 내주는 대가로 토끼 가죽처럼 값비싼 뇌물을 요구했다.
빈부 격차는 점점 커졌다. 김영희는 대도시에서 감자를 팔아 받은 조미료(MSG)를 다시 자신이 사는 도시에 가져와 팔면서 생계를 유지했다. 이후 그는 2014년에 탈북했다.
탈북에 드는 비용은 100달러(약 10만원) 미만에서 2000달러(약 213만원)로 증가했다. 탈북을 시도하는 사람들 중에는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청산가리(cyanide) 약을 가져가는 사람도 있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변국과의 외교로 국제적 이미지 개선에 나서면서 이러한 억압은 종종 무시돼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제기할 것인지, 또한 제기하더라도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 북한 조선노동당 부위원장과 만나고 나서 북한의 인권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었다.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인권 문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압박하는 얘기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이러한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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