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1분기 전자업계의 어닝서프라이즈를 이끌었던 '반도체 훈풍'이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반도체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1분기 이상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거뒀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분기에도 반도체 덕에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1분기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5조원을 돌파했던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15조7372억원으로 전분기 보단 0.6%, 전년 동기보단 1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전분기에 비해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건 아니지만 15조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같은 긍정적인 전망은 2분기 들어서도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 반도체 가격 덕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DDR4 4Gb PC향 기준) 가격은 5월말 기준 3.94달러로 2달 전인 2월말 보다 3.41% 증가했다. 낸드플래시(128Gb 메모리카드 및 USB향 범용 기준) 가격은 지난해 10월초 이후 5.60달러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이 크게 오르진 않았지만 높은 가격이 유지되며 2분기 실적 전망 역시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SK하이닉스 역시 2분기 영업이익 5조156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8%, 전년 동기에 비해선 6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 가격 전망은 엇갈리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올 연말 중국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면 가격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이 때부터 메모리반도체 산업에 있어 마이크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3자 독점 구도 역시 균열이 가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안기현 반도체협회 상무는 "만약 중국에서 반도체를 시작한다면 제품의 질은 국산보다 확실히 떨어지겠지만 가격은 싸 중국 휴대폰 등의 업체들이 중국산 반도체를 쓸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최근 중국 당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반도체 가격 담합에 대한 반독점 조사 역시 반도체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 산하 반독점국 조사관들은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에 있는 삼성,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사무실에 들이닥쳐 반독점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중국 수요업체들이 불만을 제기하자 중국 당국이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은 반독점 행위가 인정된다면 벌금이 최소 4억 달러에서 최대 4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 반도체 수요 업체들이 지속해서 반도체 가격에 대해 민원을 제기했고, 중국 정부의 반독점 조사는 민원에 대한 움직임"이라며 "단순 액션일 가능성이 높지만 벌금을 물린다고 한다면 각 업체들이 벌금을 제품가에 반영해 제품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