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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투기세력 때아닌 변동성 '숏' 베팅..배경은

기사등록 : 2018-06-08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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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 하락 베팅 1월 이후 최고치..주식 하락 포지션에 대한 헤지라는 진단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헤지펀드를 포함한 투기거래자들이 뉴욕증시 변동성 하락 베팅을 재개하고 나서 주목된다.

무역전쟁 리스크부터 인플레이션과 국채 수익률 상승까지 시장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꼬리를 물면서 월가의 공포지수로 통하는 CBOE 변동성 지수(VIX)에 대한 ‘숏’ 포지션이 연초 이후 위축됐지만, 최근 활기를 되찾는 움직임이다.

맨해튼 금융권 <사진=블룸버그>

7일(현지시각)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변동성 하락을 겨냥한 투기거래자들의 선물옵션 포지션이 상승 베팅에 비해 1.6배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헤지펀드를 포함한 투기 세력들이 증시 변동성 하락에 적극 베팅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시행에 따라 주요국의 무역 마찰이 고조되는 한편 유럽의 정치권 리스크에 주가와 국채 수익률이 큰 폭으로 흔들린 가운데 나타난 움직임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월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와 함께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했을 때 주가가 폭락한 동시에 VIX가 사상 최대 폭으로 상승하면서 변동성 숏 베팅 역시 급감했다.

금리 상승 전망이 여전한 데다 이달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확실시되지만 최근 투기 세력의 행보가 급변했다.

하락 베팅이 봇물을 이루면서 VIX는 11.64까지 밀리며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변동성을 추종하는 상장펀드(ETF)인 프로셰어 울트라 VIX 단기 선물 ETF와 아이패스 S&P500 VIX 단기 선물 ETN이 2분기 들어 각각 45%와 32%에 달하는 급락을 나타냈다.

반면 증시 변동성이 하락할 때 수익률을 창출하는 구조의 프로셰어 숏 VIX 단기 선물 ETF는 뭉칫돈이 몰려들면서 상승 탄력을 보이고 있다.

월가 투자은행(IB) 업계의 시선은 회의적이다. 변동성 하락에 베팅하기에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모간 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주식을 포함한 주요 자산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당히 높고 경기 상승사이클이 둔화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변동성 하락을 겨냥한 전략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JP모간이 주최한 연례 퀀트 회의에서도 블랙록부터 맨 그룹, 핌코 등 대형 운용사들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시장 변동성 상승을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변동성 하락 베팅이 주가 하락 포지션의 잠재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것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 랠리를 연출하는 등 뉴욕증시가 상승 탄력을 회복한 사이 투기거래자들이 주식 ‘팔자’에 나선 상황을 드러내는 단면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이 같은 움직임이 포착됐다. 런던 소재 플루리미 웰스의 패트릭 암스트롱 최고투자책임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미국 주식시장에 대해 ‘숏’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VIX 하락 베팅은 헤지 측면에서 동원한 카드”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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