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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후산부, 동구씨' 고립된 광부로 돌아본 사회 현실의 문제(종합)

기사등록 : 2018-06-08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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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 붕괴 실제 사건 모티브로 재구성된 작품
오는 22일까지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탄광이 점점 사라지고 광부란 직업이 사라진 현재, 여전히 우리는 '후산부'로서 살고 있지 않는지 질문을 던지는 연극 '후산부, 동구씨'가 무대 위에 오른다.

연극 '후산부, 동구씨' 프레스콜에 참석한 이상범 작가(왼쪽부터), 황이선 연출, 배우 문병주, 이인석, 김대진, 박영기, 윤광희 [사진=마포문화재단]

연극 '후산부, 동구씨'(연출 황이선)는 마포문화재단(대표이사 이창기)과 공상집단 뚱딴지가 공동으로 제작하는 작품으로, 8일 공연 개막에 앞서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에서 프레스콜을 진행했다.

2016년 공상집단 뚱딴지가 제작해 2016년 초연한 연극올, 1967년 구봉광산 붕괴, 1982년 태백탄광 붕괴 등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 됐다. 이상범 작가는 "짧은 기사를 통해 흥미를 느끼면서 단순히 시작하게 됐다. 희곡을 쓰게 되면서 구조에 대해 되짚어보고 고민을 하다보니 점점 생각들이 많아졌다"며 "작품을 쓸 당시는 잘 알지도 못하는 분노들이 가득차 있었다. 그때와 올해는 정권과 사회도 많이 바뀌어서, 텍스트는 그대로지만 느낌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황이선 연출은 "2년 전 초연을 했을 때와 지금은 정권도 그렇고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2년 전에는 원인 모를 공포와 싸웠다면, 이번에는 일상의 파괴에 더 집중해서 연출을 하려고 했다. 이들의 일상성이 어떻게 붕괴되었고,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를 질문하며, 작품을 재구성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연극 '후산부, 동구씨' 프레스콜에 참석한 배우 문병주, 이인석, 김대진, 박영기, 윤광희 [사진=마포문화재단]

'후산부'란 탄광에서 사용하던 용어로, 아직 일이 서툴고 미숙한 광부를 일컫는 말이다. 작품은 가상의 장소 '희락탄광'에서 매몰된 광부 4명이 20일간 간절하게 구조를 기다리며 보여주는 불안, 의심, 기대 등 복잡 미묘한 감정과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급급해서 구조를 미루는 바깥 상황과 대비해 보여준다.

광부 '전춘삼' 역을 맡은 배우 김대진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그냥 감동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연습을 하면서 이 작품이 디테일하고 밀도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무대에서 서로의 관계나 상황, 역할에 대해 예민하고 섬세하지 않으면 작가님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 초연보다 변화한 시대상을 맞출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기도 했지만 팀원들과 잘 헤쳐나가고 있어서 뿌듯하다. 연습하면서 정말 많이 울었는데, 좋은 작가, 연출, 팀을 만나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작품은 연극적 재미는 물론 사회 현실에 대한 예리한 풍자, 감동까지 두루 갖춘다. 탄광에 갇힌 광부들의 죽음과 삶, 책임을 미루는 권력자들의 행태를 통해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긴다.

황이선 연출은 "극 중에는 '후산부'가 한 명만 나오지만 실제로 탄광에 있는 사람들 모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 후산부이지 않을까 싶다"며 "생존자가 기억하는 아픔, 슬픔, 그들의 존재감, 그들이 어떻게 이 일을 재구성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동구'라는 아이가 삶을 사는데 있어서 순수함이 파괴되고 어떤 것을 담을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결말의 연출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연극 '후산부, 동구씨' 포스터 [사진=마포문화재단]

특히 한국의 전형적인 탁상공론을 시원하게 꼬집으며 라이브로 연주되는 독특한 음향효과는 극의 생동감을 더한다. 초연과 달리 이번에는 악사의 역할을 늘리고 사물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황이선 연출은 "국악 리듬을 이용한 레퍼토리의 첫 번째 작품"이라며 "연극이 가지고 있는 무대성, 하나의 구조물로 같이 돌아갈 수 있는 방법으로 많이 고민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빈 무대를 선호하기도 한다. 사운드가 직접적으로 무대에서 나오는게 현장감, 역동성을 살린다. 또 무대 언어만이 가능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연극 '후산부, 동구씨'는 8일 개막을 시작으로 오는 22일까지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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