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핌] 전민준 기자= 한국지엠(GM)이 경쟁력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집중적으로 내놔 4년만에 흑자에 도전한다. 이달초 중형SUV 이쿼녹스를 출시한데 이어 내년엔 대형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의 수입‧판매를 추진할 계획이다. 반면 판매가 부진한 크루즈 등 세단은 생산과 수입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지난 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국제모터쇼 개막식’에서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올해 하반기 흑자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SUV 라인업을 강화해 (흑자를) 실현할 것이다”고 밝혔다.
카젬 사장이 구상하고 있는 계획은 올해 이쿼녹스 출시를 포함해 차후 5년 간 15종의 신차를 출시한다는 것. 전체 판매량 가운데 SUV 비중을 63%까지 끌어올려 매년 흑자를 내겠다는 게 한국GM의 중장기 비전이다.
실제 한국GM은 모터쇼 전야제 행사에서 트랙스와 이쿼녹스, 트래버스, 콜로라도 등 쉐보레 SUV 4종을 '쉐비 락스(Chevy Rocks)'로 소개했다. 1935년 SUV의 개념을 처음 도입한 쉐보레가 글로벌 SUV 시장의 성장을 주도해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카젬 사장은 "미국 시장에서 성능과 가치가 확인된 글로벌 SUV를 국내 시장에 출시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사진=한국GM] |
현재 글로벌 GM의 SUV 중 한국에 판매되고 있는 차량은 트랙스(소형SUV)와 올란도(준중형SUV), 캡티바(중형SUV)다. 이 가운데 트랙스를 제외한 나머지 모델은 판매가 시원치 않다.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는 캡티바는 모델 노후화로 판매가 매년 줄어 지난해 2809대까지 떨어졌다. 올해 4월까지 판매량도 713대로 여전히 부진하다. 또, 군산공장의 올란도는 생산설비 폐쇄로 단종 수순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해 올란도 캡티바를 대체하기 위한 모델로 에퀴녹스와 트래버스를 공공연하게 거론해 왔다.
에퀴녹스는 미국에서 매년 20만대 이상 팔리는 인기 차종으로, 현대자동차 산타페, 기아자동차 소렌토와 덩치가 비슷하다. 트래버스는 미국에서 매년 10만대 이상 판매되고 있는 모델로, 국내에서 경쟁모델은 기아차 모하비와 쌍용자동차 G4렉스턴이 있다.
카젬 사장은 “지금껏 국내 시장에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면모로 고객 요구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래버스.[사진=한국GM] |
내년 준중형 세단 크루즈의 수입‧판매 가능성에 대해선 “인기 있는 모델을 출시해 나갈 것”이라고 일축했다. 단종을 공식화 한 셈이다. 지난해 국내 출시한 크루즈는 군산공장 폐쇄와 함께 생산을 중단한 상태로, 현재 팔고 있는 물량은 남은 재고분이다. 이날 한국GM의 모터쇼 전시부스에도 크루즈는 빠져 있었다.
한국GM 관계자는 “크루즈를 제외한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카젬 사장은 마지막으로 “고객 중심의 마케팅을 계속 펼쳐 나가겠다”며 “하반기에도 출시할 새로운 모델이 있으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