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에 서명을 하면서 주최 측에서 미리 준비한 만년필이 아닌 미리 준비한 만년필을 사용해 관심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오전 9시(싱가포르 현지시간)부터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 실무오찬, 정상간 산책 등의 일정을 마치고 합의문에 서명 절차를 거쳤다.
주최 측에서는 김 위원장의 서명을 위해 만년필을 준비했으나 김 위원장은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김 위원장은 비서실장격인 김여정 노동당 조직1부부장에게 미리 준비한 만년필을 건네받아 서명을 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김 위원장은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때도 우리 측이 준비한 만년필을 사용하지 않았다. 당시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시작 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의 방명록 작성에서도 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에게서 만년필을 건네받아 사용했다.
김 위원장이 당시 사용했던 만년필은 독일제 몽블랑 마이스터스틱 모델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에서 만년필 여러 개를 제안했지만, 북한은 자신들이 준비하겠다고 이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24일 오전 평화의 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명록에 서명을 하고 있다. 2018.04.27 |
◆ 보안 중시하는 북한 특성, 최고지도자 생체정보 노출 회피 용도일수도
이같은 북한의 모습은 김 위원장의 선호하는 제품 때문도 있지만, 최고 지도자의 경호와 보안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북한의 특성에도 기인했을 가능성이 크다.
최고 지도자의 생체 정보는 어느 나라에서도 최고 기밀에 속한다. 북한은 이번에도 일류신-76 수송기를 통해 김 위원장의 전용 방탄차 뿐 아니라 이동식 화장실을 싱가포르에 가져왔다.
최고지도자의 건강 정보를 노출하지 않기 위함이다. 지난 1949년 12월 중국의 최고 지도자인 마오쩌둥 등의 모스크바 방문 당시 소련 정보 당국이 '비밀 화장실'을 설치해 마오의 배설물을 수집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당시 소련의 지도자인 스탈린은 이를 통해 수집된 마오의 건강정보를 협상의 자료로 참고했다.
김 위원장의 손이 닿은 만년필은 지문과 함께 여러 정보를 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스스로 준비한 만년필을 사용해 최고 지도자의 정보 노출을 차단했을 전망이다.
[싱가포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북한 보좌관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쓸 만년필을 테이블 위에 두고 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회담을 마친 뒤 공동합의문에 서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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