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서울시장 후보직 양보, 2012년 대선 후보직 사퇴,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2016년 국민의당 창당, 2017년 대선 출마, 올해 바른미래당 창당과 서울시장 출마, 안철수의 정치는 도전과 실험, 실패의 연속이었다.
[서울=뉴스핌] 조현정 기자 = 안철수가 또 낙마했다. 결과는 김문수 자유한국당 전 후보에게도 밀린 3위다. 지난해 대선에 이어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까지 낙마하며 정치 인생의 큰 위기를 맞았다. 정계 입문 7년 동안 수 많은 위기를 겪어왔지만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의 '3등'과 바른미래당 '0석 참패'의 후폭풍이 유독 거세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지도부 오찬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18.06.15 deepblue@newspim.com |
안 전 후보는 '새정치'를 표방하며 중도를 지향했지만 국민에게 아직까지 정치적 소신과 원칙, 철학을 뚜렷하게 보여주지 못하는 등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이번 선거 막바지 김 전 후보와 단둘이 만나 단일화를 시도했다는 것이 그의 중도 이미지를 훼손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정치적 소신이 모호하고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사그라들지 않는다.
그의 도전의식을 높이 산다고 해도 어찌됐건 현재로선 안 전 후보가 정계 입문 후 가장 큰 위기에 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참패에 일각에서는 정계 은퇴설까지 흘러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5일 바른미래당 지도부와 함께 오찬 회동을 갖은 자리에서 안 전 후보는 향후 거취 및 역할, 지도부에게 하고 싶은 말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앞서 안 전 후보는 전날 서울 종로구 미래캠프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라며 "좋은 결과를 갖고 이 자리에 섰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게 돼 송구하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 패인에 대해서는 "다 후보가 부족한 탓"이라며 "선거에 패배한 사람이 무슨 다른 이유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정계은퇴 등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성찰의 시간을 당분간 가지겠다"고 말을 아꼈다. 명확한 정계 은퇴 의사를 표한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 정치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B&B 타워에 위치한 바른미래당 당사. 2018. 06. 13. <사진=김경민 기자 kmkim@newspim.com> |
정치권에서는 그의 정계 은퇴가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지만, 안 전 후보 측근들은 일단 이를 일축하고 있다.
반면 정계 개편을 주도하기 위해 예상보다 빨리 복귀, 차기 당권에 도전할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현재 당직을 맡고 있지 않고 국회의원도 아니기 때문에 중앙 정치 무대 복귀 기회를 살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어쨌든 복귀 시도를 위한 고민은 깊을 것이란 얘기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 전 후보의) 그동안 정치적 스타일상 정계 은퇴를 선언하거나 물러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다만 당분간은 정치권에 모습을 드러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마 정치적 휴식기를 갖은 뒤 다시 복귀하는 방안을 모색해 볼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서울시장 선거) 타격이 워낙 크다 보니 여러가지 방법을 놓고 신중하게 고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 전 후보는 이날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함께 외동딸인 안설희씨의 스탠퍼드대 박사 과정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 3~4일 정도 체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기간 어떤 방식으로 성찰의 시간을 보낼지 구체적인 구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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