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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비자 없어 오갈데 없는 나이지리아 팬들에 '바가지' 씌운 러시아

기사등록 : 2018-06-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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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조재완 인턴기자 = 나이지리아 축구팬 100여 명이 '러시아 임시 난민'이 됐다.

나이지리아 축구팬들이 지난 16일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D조 리그 1차전을 관전하고 난후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날 나이지리아는 크로아티아에 0대2로 패했다. 

칼리닌그로드 스타디움에서 16일 열린 '나이지리아 크로아티아전'을 관전하는 나이지리아 축구 팬들.[사진=로이터 뉴스핌]

문제는 비자였다. 응원을 마친 나이지리아 축구 팬들은 당초 칼리닌그라드에서 모스크바로 기차를 타고 이동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비자가 필요하단 사실을 몰랐던 축구팬들이 칼리닌그라드에 발이 묶였다.

러시아 '서쪽 끝' 칼리닌그라드에서 '동쪽 끝' 모스크바로 향하는 기차 탑승 시엔 인근 국가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를 통행할 수 있는 비자를 소지해야 한다. 발트해 연안에 위치한 칼리닌그라드는 북쪽으론 리투아니아, 남쪽으론 폴란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의 바가지(?)가 또다른 소지를 낳았다. 러시아 정부가 대체 항공편을 수소문하는 등 사태 해결에 나섰으나 항공료 문제 등으로 나이지리아인 팬들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축구 팬들에 가능한 최저 요금으로 항공편을 제공하겠다고 했으나, 한 축구팬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만8000루블(약 48만8880원)에 이르는 항공료를 지불할 수 없어 거절했다고 폭로했다.  

현재 미국 애틀란타에 거주하는 나이지리아인 바바지드 오크(Babajide Oke)는 "고작 1시간 이동하는데 너무 비싸다. 내가 직접 인터넷을 뒤져 티켓을 구했다"며 러시아 정부가 제시한 항공료에 불만을 표했다. 

그는 "공항에 가면 할인된 요금으로 항공권을 살 수 있다고 기차역 근무자들이 잘못된 정보를 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난 그래도 직접 할 수 있었지만 여기 누군가는 그럴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크는 나이리지라인 팬 다수가 항공권을 구했지만 19일 밤까지는 칼리닌그라드를 벗어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칼리닌그라드시 당국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17일 출발한 52명을 포함해 총 70명이 모스크바로 떠났다. 하지만 18일 오후까지도 항공권 예약이 확정되길 기다리는 100여명이 칼리닌그라드에 남아 있는 상황이다. 

칼리닌그라드시 언론서비스부는 성명을 통해 "FIFA(국제축구연맹)와 영사관 등 복수 기관들로부터 경고장만 수회 받으며 실망했을 나이지리아 축구팬들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있다. 지난 16일 제때 떠나지 못했지만 일부는 18일 모스크바로 떠났다. 20명 정도는 19일 현재 항공권을 소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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