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세원 기자=최근 위안화 가치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위안화 약세 장기화 여부 및 자본 유출 가능성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국 주요 증권사는 위안화의 단기적 약세를 전망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자본 유출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위안화 단기 약세 압력 불가피
26일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전일 대비 무려 0.44% 상승한(위안화 가치 하락) 6.518위안에 고시, 연초 이래 최고치(위안화 가치 하락)를 기록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4월 약세로 전환한 이후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앞서 지난 24일에는 인민은행이 올 들어 세번째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를 결정하면서 위안화 약세 전망은 더욱 확산됐다. 인민은행은 내달 5일부터 상업은행에 적용하는 지준율을 0.5%포인트 전격 인하한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른 유동성 효과는 7000억 위안 이상으로 관측된다.
현지 업계 전문가는 미국의 금리 인상 및 '강달러’ 전망이 지속되며 단기적으로 위안화의 상대적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유력 증권사 흥업증권(興業證券)은 “최근 글로벌 경제 상황과 통화 정책 주기를 보면 강달러가 지속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미국이 올해 하반기와 내년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미중 통화정책 엇박자에 따른 위안화 약세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중국은 내부적으로 디레버리징 가속화에 따른 유동성 긴축 우려가 제기되는 한편 대외적으로 미국과의 경제 주기 엇박자 리스크에 마주하고 있다. 경기 하강 압력이 여전한 중국과 달리 미국의 경제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금리 조정 주기가 엇갈린 게 위안화 약세 압력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에 따르면 미국은 2분기 GDP 성장률이 4%에 육박,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실업률도 49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잇따른 경제 지표 개선에 13일(현지시간) 미국연방준비제도(미연준)은 기준 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했고 하반기 2차례 금리 인상도 공식화했다. 반면 중국은 예상과 달리 역RP 금리를 동결하며 대내 유동성 부족 해결에 우선적으로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유력 증권사 궈타이쥔안(國泰君安)은 “지준율 인하를 중국 통화 완화 정책 신호로 보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미국과 비교해 긴축 성향을 띈 것은 사실"이라며 “지준율 조정은 MLF 등 비전통적 통화 정책에 비해 정책적 신호가 강한 만큼 단기적으로 투자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 자본 유출 압력 크지 않아, 중장기 쌍방향 추세 전환
다만 현지 증권사는 위안화 약세 우려와는 달리 중장기적 자본 유출 압력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중국 유력 증권사 자오상증권(招商證券)은 “5월 중국의 은행권 외환 매매 순유입 규모가 1235억 위안(약 21조 원)으로 4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이는 달러를 위안화로 바꾸고 싶어하는 수요가 많다는 의미로, 위안화 보유 심리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자본 시장으로의 외자 유입세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유력 매체 허쉰왕(和訊網)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후구퉁(滬股通)과 선구퉁(深股通) 등을 통해 본토 증시로 들어온 북상(北向)자금은 3개월 연속 순유입세를 기록했다. 5월 외자의 A주 지분 추가 매입액은 509억 위안(약 8조6500억 원)으로 월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유력 증권사 하이퉁증권(海通證券)은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하고 당국의 대외 리스크 대응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위안화 약세 흐름이 가파르게 진행되진 않을 것"이라며 “시장 우려 만큼 자본 유출 리스크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력 증권사 핑안증권(平安證券)는 “향후 역내외 위안화 종가와 기준가의 차이가 축소되면서 위안화는 달러에 대한 쌍방향 추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미중 무역 갈등이 해결된다면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에 외환 시장 전망이 바뀔 수 있다”며 위안화의 중장기 안정세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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