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후보의 윤곽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친문계(친문재인)와 비문계(비문재인)가 정반대의 전략을 취하고 있어 주목된다.
친문계는 문재인 대통령의 친위세력인 반면 비문계는 문 대통령의 영향권 아래 있는 친문계가 아니지만 여권 내 세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
예컨대 친문계 후보들은 '친문 대 비문' 프레임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차기 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을 잘 파악하고 위기의 순간을 적극적으로 돌파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비문계 후보들은 친문 일색의 지도부 구성은 위험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문심(文心)'이 점찍는 중간지대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당의 관리와 확장성에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사진 왼쪽부터 전해철 최재성 의원<사진=뉴스핌 DB> |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명확히 당권 도전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은 이종걸(5선)·전해철(재선)·박범계(재선) 등 3명이다.
또 김진표(4선)·송영길(4선) 의원도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히고 우군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해찬(7선) 의원과 김부겸(4선) 행정안전부 장관의 등판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으며 최재성(4선) 박영선(4선) 의원도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친문계 의원들이 어떤 후보를 미는가가 사실상 당락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무작정 친문 의원을 밀기도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지난달 '뼈문’(뼛속까지 친문)'으로 분류되는 홍영표 의원이 원내 사령탑에 올랐다. 이제 당 대표까지 친문계가 장악할 경우 해묵은 패권주의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그렇다고 차기 총선 공천권 칼자루를 호락호락 비문에게 넘겨줄 수도 없다는 것이 친문계 의원들의 고민이다.
친문계의 한 핵심의원은 "우리 쪽에서 후보를 낼지 말지도 아직 의견이 통일되지 않았다"며 "다음 주 정도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친문/비문 프레임은 사실 언론이 만들어낸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유효하지 않고 정치 발전에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해찬 김진표 의원, 김부겸 장관<사진=뉴스핌 DB> |
친문계 쏠림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비문'이 유리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해찬 의원과 김부겸 장관, 김진표 의원의 행보가 주목 받는 이유다.
이 의원의 경우, 친문 후보와 본선서 표 대결을 펼치기보다는 문 대통령과 친문계 의원들의 결정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의원은 대통령과 친문 쪽에서 확실히 밀어주겠다는 '시그널(신호)'이 와야 출마를 결정할 것"이라며 "출사표를 던졌다가 출마를 접거나 2~3등에 만족할 수 있는 '급'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도 당 대표 출마를 대통령의 뜻에 맡기겠다며 우회적으로 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정치권에 있으면 ‘출마합니다’라고 선언하면 된다. 그런데 지금은 내각에 있다. 저를 지휘하는 사람은 대통령과 국무총리다. 그분들에게서 ‘당에 돌아가라’는 메시지가 없는데, 제가 마음대로 사표를 던지면 어떡하나”라고 말했다.
김진표 의원 역시 비문임에도 불구하고 친문계의 지원 가능성에 내심 기대를 거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의원의 경우 비문이긴 하지만 친문계 입장에서 그나마 안전한 카드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비문에게 당 대표를 넘겨줬다가 공천 과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어떻게 알겠는가"라며 "친문계 쪽에서는 어떻게든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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