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을 방문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과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이 27일(현지시간) 한반도와 남중국해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웨이 부장은 매티스 장관에게 “상호 존중하며 대립을 피해야만 중국과 미국이 함께 발전할 수 있다”며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중국은 자주권과 안보를 엄밀히 수호할 것”이라며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매티스 장관은 영토 분쟁으로 얽힌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군사 행동을 과시하는 데 매우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온 인물이다.
웨이 부장은 이날 매티스 장관에게 “중국은 평화적 발전을 추구하며, 중국 군은 중국의 자주권과 안보, 이익을 흔들림 없이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과 미국은 군사적으로 상호 신뢰와 협력을 강화하며 리스크를 관리해, 군사 관계가 양국 관계의 안정을 위한 요인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국방장관으로서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매티스 장관은 웨이 부장에게 “이번 방중 기간 논의가 웨이 부장과의 대화처럼 정직하고 열린 대화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군사 관계는 더욱 포괄적인 관계 개선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웨이 부장을 미 국방부에 초청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후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접견했다. 시 주석은 양국 간 관계가 발전하면 전 세계 평화와 안정, 번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미 관계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라며 “최근 수년 간 중·미 군사 협력이 좋은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중국은 이러한 모멘텀이 유지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매티스 장관은 “(앞서 웨이 국방부장과의 논의가) 상당히 좋았다”고 말하고 “미국 정부는 미·중 군사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고 전했다.
중국 국방부는 성명에서 웨이 부장이 남중국해, 대만, 북한에 대해 매티스 장관에게 중국의 입장을 전달했다고만 밝혔다.
중국과 미국은 양국 간 고위급 군사 채널을 열어두기 위해 노력했으나, 서로에 대한 불신이 뿌리깊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은 인공섬을 건설해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남중국해를 군사적으로 이용하려는 중국을 비난하고 있는 한편, 중국은 남중국해에서의 미국 항모 활동 등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미국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미 해군 주도로 하와이 근해 등에서 2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다국적 해상합동 훈련인 환태평양합동군사훈련(림팩·RIMPAC)에 중국 해군 초청을 취소하기도 했다. 림팩은 매티스 장관 방중 기간에 맞물려 시작된다.
또한 대만을 중국의 신성한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는 중국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미국이 최근 대만에 첨단무기를 판매하겠다고 결정해 중국은 더욱 심기가 불편해졌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만큼은 공동의 목표로 삼고 있지만, 양국의 계산이 달라 북핵 문제에 있어서도 물밑에서 서로를 견제하고 있다.
매티스 장관이 이번 방중 기간 중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북한 비핵화를 이행하기 위해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하고,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대북 제재를 완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좌)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우)이 27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매티스 장관 방중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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