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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준 칼럼] '방북' 폼페이오, 비핵화 검증 리스트 받을 수 있을까

기사등록 : 2018-07-0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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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 2차 북미정상회담, 대북제재 해제로 이뤄지는 계기되길”

[서울=뉴스핌] 황남준 논설실장 =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5~7일(현지시간) 북한을 세 번째 방문한다. 지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후 23일만이다. 당초 기대보다 한참 늦은 방북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에서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대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 카드를 들고 북측과 협상을 벌인다. FFVD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스케줄보다는 신고 리스트에 대한 '검증'에 무게를 두겠다는 비핵화 원칙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는 어떤 성과물을 갖고 귀국할까. 과연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핵프로그램 리스트와 검증방법에 대한 구체적 해답을 얻을 수 있을까. 그리고 미국은 어떤 '당근'을 북한에 제공할까. 대북제재 해제, 경제지원 등 북의 요구를 언제 그리고 어느 수준까지 들어줄 것인가.

폼페이오는 이번에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전부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만큼 이를 뒷받침할 가시적 핵폐기 방식을 집중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북은 특히 9월9일 북한의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 11월6일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북미 2차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부각된다. 사실상 북미간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성패를 가름하는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FFVD, 북중의 단계별 동시행동 원칙과 접점되나

가을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방식을 둘러싼 미 북 중 3국간 물밑 수싸움이 치열하다. 당초 미국의 비핵화 원칙은 ‘일괄 포괄적’ 타결이었다. 이것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계기로 근본적인 변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미국 비핵화 방식이 CVID에서 FFVD로 바뀌고,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입김이 강해지면서 북중의 ‘단계적 동시행동적’ 원칙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폼페이오 방북을 계기로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원칙이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9월초 유엔총회, 북한 9.9절, 11월6일 미 중간선거 등 주요 정치일정과 스케줄에 맞춰 북미간 비핵화 및 제재완화, 경제보상 등의 조치가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연스레 현실적으로 미국의 ‘일괄 포괄적’ 타결 원칙과 북중의 ‘단계적 동시행동적’ 원칙이 접목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종전선언과 협정’ 중국 참가로 가닥 잡히나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직후 시진핑 주석에게 달려간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로 한반도 비핵화 협상판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쌍궤’ 북핵 해법, 다시말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평화체제의 두 바퀴를 동시에 굴려야 된다는 중국 입장이 수용되면서 종전선언에 중국이 당사자로 참여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국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대북제재를 느슨히 하는 한편 대북한 대대적인 경제지원을 약속했을 것을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국경지역인 황금평, 신의주 특구 방문 등은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또 북한 경제ㆍ무역 정책을 총괄하는 구본태 대외경제성 부상이 지난 2일 중국 베이징을 전격 방문했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후 중국이 대북제재 완화 움직임 속에서 북한과 중국이 본격적인 경제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폼페이오 방북, 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질까

 한반도 ‘비핵화 열차’의 종착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판가름 나는 2020년11월 이후 일정 시점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간역은 오는 11월6일 치러지는 미국의 중간선거일이다. 이런 트럼프의 ‘비핵화 시간표’를 보면 오는 10월이전 중요한 비핵화 초기 조치가 매듭지어져야 한다. 그 성과물을 무기삼아 트럼프는 중간선거를 치룰 것이고 여기에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바로 이번 폼페이오의 방북협상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입장에서 오는 9월9일 북한의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은 트럼프의 11월 중간선거 만큼이나 중요하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9.9절을 성대히 치르겠다고 강조한 바 있으며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정상적 국가'로서 국제사회 진출을 위한 계기로 활용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김정은의 시간표를 역산하면 7~8월에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매듭짓고 9.9절에 평양에 해외정상들을 초대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폼페이오는 이번 방북에서 싱가포르회담에서 예상됐던 종전선언에 대한 깊숙한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시기는 오는 27일 한국전쟁 정전협정일이나 오는 9월초 뉴욕 등에서의 2차 북미정상회담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북한 9.9절과 대미 비핵화 협상 및 2차 북미정상회담과의 상관성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북 회담을 마치고 오는 8일 도쿄에서 한미일 3국 외무장관 회담을 하는 폼페이오 장관의 일정은 그런 면에서 이례적이며 세계적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의 가방에는 과연 어떤 비핵화 프로그램 파일이 들어있을까.

wnj7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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