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미국과 일본 정부가 7월 하순에 첫 각료급 무역협의를 미국 워싱턴DC에서 여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 재정·재생상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 대화를 앞두고 자동차 관세 인상 발언으로 일본을 흔들고 있다. 여기에 추가 관세를 둘러싼 미중 간 무역 전쟁이 겹치면서 신문은 "일본이 미국의 심중을 읽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좌)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이 18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 위치한 마라라고에서 합동기자회견에 나섰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미일 무역협상 장기화될 가능성 높아
신문에 따르면 양국은 이번달 하순에 '자유롭고 공정하며 상호적인 무역을 위한 협의(FFR)' 개최를 위해 조정하고 있다. FFR은 지난 4월 열린 미일 정상회담서 신설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일본은 내각관방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등 정부대책본부와 외무성, 경제산업성, 재무성이 FFR에 대응한다.
FFR의 최대 변수는 자동차 관세 인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의 수입증가가 미국의 안보 상 위협이 될지 조사하고 있다. 자동차에 20%의 추가관세를 물리겠다는 안도 있어, 발동된다면 일본 자동차 제조사에도 영향이 미친다.
현 시점에서 미국 정부의 조사결과가 FFR보다 앞서 발표될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만일 FFR보다 먼저 결과가 발표된다면 협상의 전제조건은 크게 바뀐다. 일본 정부관계자는 "관세 인상 여부에 따라서 협의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USTR이 미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재차 요구할 가능성도 높다. 미국을 제외한 11개국 간 TPP는 연내 발효를 목표로 하고있다. 발효될 경우 미국 이외 농상품의 관세가 낮아지기 때문이 미국 농가에선 우려가 퍼지고 있다. 반면 일본이 기대하는 미국의 TPP복귀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
신문은 "일본 정부는 FTA를 받아들인다고 해도 TPP에서 합의한 농산품 관세 수준을 하회하는 조건으로는 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미국이 강하게 요구한다면 협상은 장기화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 중간 선거 앞둔 트럼프, '딜' 요구할까?
다만 미국 측이 자동차 관세나 FTA에 고집을 부리지 않고 '딜'을 요구한다면 일본이 입을 타격은 경미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미일 경제대화에서도 미국 내 인프라 정비나 제3국 시장개척 등에 협력하겠다는 생각을 전달한 바 있다. 안보와 관련한 방어장비품 수입확대 조건 등에서 양국이 절충한다면 일본의 산업이나 농가가 입을 피해는 작아진다. 다만 신문은 "그럴 전망이 있는 건 아니다"라며 다소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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