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기업·자영업자들의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청년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노동계가 내년 최저임금을 또 다시 40% 이상 인상하자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구나 노동계의 주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1년 앞당기자는 것으로,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6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노동계는 전날 정부세종청사 전원회의실에서 열린 '제11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안으로 올해 보다 43.3% 인상된 1만790원을 제시했다.
노동계가 제시한 최저임금 1만790원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225만5100원이다. 올해 최저임금 월환산액 157만3770원보다 약 70만원 가량 증가한 금액이다.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해 16.4%를 인상했지만, 산입범위로 인해서 실질적으로 올라갔던 효과가 반감돼 나타나고 있다"면서 "올해는 최저임금 1만원 달성 실현을 위해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제시안 1만790원은 산입범위 개편을 반영한 올해 최저임금을 8110원으로 산정하고, 이에 33%를 인상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정기상여금과 일부 복리후생비가 포함된 만큼 이를 고려해 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계의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은 지난 2016년(적용년도 기준) 최저임금 심의부터 지속돼 온 주장이다.
이같은 노동계의 주장에 시민들은 "영세한 자영업자들은 다 문을 닫으라는 이야긴가" "최저임금이 오르면 당연히 물가도 오르는걸 모르나" "임금이야 많이 받으면 좋지만 이러다 회사 문닫는다는 이야기 나오는거 아닌지" 등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5일 세종정부청사 전원회의실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제11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2018.07.05 [사진=뉴스핌DB] |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기 영향은 실제 경제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종사자 규모 5인 미만 사업장의 취업자'는 988만7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7만8000명(-0.8%)감소했다. 같은 기간 5~300인 미만 사업장과 300인 이상 사업장의 취업자가 각각 8만2000명, 6만7000명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5인 미만 영세 사업장만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이다.
올해 1분기(1∼3월) 국내 기업의 구인 인원과 채용 인원도 1분기 기준으로 7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2018년 상반기 기준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용직 노동자 5인 이상 사업체의 1분기 구인 인원은 83만4000명으로, 작년 동기(85만명) 대비 1.9% 감소했다.
조사 대상 사업체의 1분기 채용 인원도 74만4000명으로, 작년 동기(75만7000명)보다 1.7% 줄었다. 즉 기업들의 구인 인원이 감소하고 있고, 채용 인원 역시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경영계는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어려운 경영여건을 감안해 최저임금을 올해와 같은 수준에서 동결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들은 전날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적용이 안되는 상황에서 가장 열악한 업종을 기준으로 할 수밖에 없어 동결안을 제시했다"며 "소상공인과 영세기업을 위해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할 경우 수정안을 제시하겠다"고 노동계와 맞섰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달 10, 11, 13, 15일 4차례 전원회의를 열고 양측의 입장을 좁혀나갈 계획이다. 최종안은 15일 0시에 열리는 제15차 전원회의에서 나올 예정이며, 이를 놓고 사용자위원, 근로자위원, 공익위원들이 표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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