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지난 9일 ‘금융감독혁신 과제’를 발표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내일 처음으로 증권사 CEO들과 만난다. 감독당국 주체로서 과감한 금융개혁 추진을 선언한 뒤 관련업계 첫 CEO 회동이라는 점에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기자실에서 금융감독혁신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2018.07.09 yooksa@newspim.com |
윤 원장은 12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사 CEO 간담회를 갖는다. 이날 회의에는 국내외 증권사 31곳이 참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참석 여부를 놓고 관심이 모아졌던 구성훈 삼성증권 사장은 불참한다. 앞서 삼성증권은 배당 입력 오류와 관련해 금감원으로부터 증징계 처분을 받고 현재 금융위원회 심의가 진행중이다.
증권업계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업계 애로사항과 국내 금융투자업 발전을 가로막는 일부 규제 완화를 요청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과도한 규제가 사상 최대 거래량을 경신하고 있는 주식시장에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내부통제 시스템 확충 및 경영진 처벌 수위 강화에 대한 업계의 우려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석헌 원장은 9일 금융감독혁신 관련 브리핑에서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소비자 피해 발생시 기관·경영진에 대한 제재 수위를 한층 높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윤 원장 취임을 전후해 증권업계는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4월 삼성증권 배당오류 사태를 시작으로 무차입 거래 논란까지 겹치며 여론의 지탄은 물론 당국의 표적이 됐기 때문이다.
처벌 역시 피하지 못했다. 당장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달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6개월 일부 영업정지와 과태료, 전·현직 대표이사의 해임요구및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아직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변수가 없는 한 금감원 제재안이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 대형 증권사 임원은 “사태의 중대성에 동의하지만 금감원의 제재 수위가 예상 범위의 최상단으로 결정된 것도 사실”이라며 “현 금감원장의 성향을 어느 정도 확인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귀띔했다.
9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증권사 CEO 간담회가 예정돼 있는 금융투자협회 / 이형석 기자 |
초대형 투자은행(IB)에 대한 윤 원장의 언급이 나올지도 또 다른 관심사안이다.
윤 원장은 금융핵정혁신위원장 시절인 지난해말 한국형 IB 정책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금감원장 취임 이후 “IB 육성을 반대한다고 얘기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업계 일각에선 여전히 윤 원장이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정책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IB는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5곳. 하지만 초대형 IB의 핵심사업으로 꼽히는 단기금융업의 경우 기존 한국투자증권에 NH투자증권이 최근 가까스로 인가받았을 뿐 나머지 업체들은 개별적 사안을 이유로 발행어음 심사 자체가 보류된 상태다.
다만 기대와 달리 이번 CEO 간담회가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적지 않다. 규제를 통해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감독기관 수장과 만난 자리인 만큼 원론적 수준 이상의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 CEO들이 애로사항을 말하고 금감원장이 경청하는 분위기로 흘러가지 않겠느냐”라며 “일회성 만남에서 민감한 이슈가 나오는 것은 양측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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