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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백태] 은행, 재무·인사·감사팀 어떡해

기사등록 : 2018-07-1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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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시즌에 업무 집중 본부부서, 주52시간 사실상 불가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 A시중은행 본점 인사부에 근무하는 김모 차장은 주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된다는 소식에 걱정이 앞선다. 인사 시즌에는 야근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주52시간 근무해서는 산더미 같은 업무량을 처리할 자신이 없다. 김 차장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사항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지만 아직 딱히 정해진 건 없다는 입장만 전해들었다.

금융권은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시작돼야할 주 52시간 근무제를 1년간 유예받았다. 하지만 금융회사별로 시범 운영에 나서는 등 조기 도입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PC오프제가 대표적이다. 한국씨티은행 전국 44개 영업점은 오후 5시30분이 되면 모든 PC를 강제로 끈다. 직원들은 일을 하고 싶어도 PC가 꺼져서 더 이상 일할 수 없고 퇴근해야 한다.

[사진=게티스이미지뱅크]

아직 도입 전이지만 은행권 본부 부서는 당혹스럽다. 인사부 김 차장 뿐 아니라 재무팀, 감사팀 등 특정 시즌 업무가 몰리는 부서가 문제다. 

결국 주 52시간 근무제는 은행 영업점보단 본점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의 경우 특수점포를 제외하곤 주52시간제 시행에 문제가 없지만 특정 시즌에 업무가 몰리는 인사, 재무, 감사 등 본부부서는 고민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52시간 근무제에서 예외사항이 있는지, 인력구조 개선 혹은 월 단위, 분기 단위로 (근무제) 변화가 가능한 지 여부 등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점의 경우 특수직군의 적용 범위가 은행권의 공통된 고민이다. 공항이나 국제여객터미널 등 특수점포의 경우 아직 인력 충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현금입출금기(CD기) 24시간 관리, 공항 지점 24시간 교대 근무 등 주 52시간 근무를 지키기 쉽지 않은 분야를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 노사 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가 어려운 전산(IT) 직군, 특수지점 근무자 등 20여개 직종을 예외직무로 둘지를 놓고 노사 의견은 엇갈린다.

현재 은행 측은 특수범위로 인사와 예산, 회계 관련 부서를 비롯해 전산개발이 포함되는 IT, 트레이딩, 해외투자, 여신심사 직군과 공항점포 등 특수점포 인력, 그리고 운전기사, 청원경찰, 콜센터를 간주하고 있다.

결국 사용자측과 금융노조 간 입장차가 좁혀져야 주52시간 근무제 도입도 진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노사는 최근까지 25차례 교섭과 3차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이 있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용자측이 일방적으로 주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할 수는 없다"며 "우선 금융노조와의 입장차를 줄이는 것이 주52시간 도입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y2k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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