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2020년 총선 때 까지 자유한국당 재건이 어려울 것이라는 냉정한 진단이 나왔다. 아무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
보수 재건을 위해서는 2020년 전까지 유능한 젊은 인재를 충원하고 시니어 의원들이 배후에서 이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11일 정우택 의원은 '보수정당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강원택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자유한국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것은 일회성 패배가 아니다. 그동안 구조적이고 시대적인 변화를 담아내지 못했다"면서 "단순히 당명을 바꾸고 당사에 천막치는 등의 외형적 변화로는 현재의 상황을 넘어서기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무엇보다 몰락까지 처한 상황에 대한 반성이 없다. 당내 분란을 보면 '다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면서 "자유한국당 자체 개혁은 쉽지 않다. 파벌 간 다툼도 문제지만 아무도 희생될 각오가 되어 있지 않다. 외부에서 어떤 인물이 오더라도 변화의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정우택 의원실 주최로 '보수정당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를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2018.7.11 jhlee@newspim.com |
강 교수는 외부인사를 통해 보수 정치 재건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40~50대 초반의 젊고 참신한 인물들이 주축이 되고 젊은 세대가 폭넓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하고, 시니어들은 배후에서 이들을 지원하는 역할에 그쳐야 할 것"이라면서 "2020년까지 보수 재건은 어렵다. 다만 2020년 총선 공천에서 얼마나 대폭의 물갈이가 가능할 것인지, 얼마나 유능한 젊은 세대를 충원해낼 수 있을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2030세대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정원석 한선재단 청년대표도 패널로 참석했다.
정 대표는 "세미나 시작 전 앞에 앉아있던 제게 한 국회의원이 와서 국회의원 자리니 뒤로 가라고 했다. 이게 한국당의 현실"이라면서 "청년과 함께 하겠다고 하고 노룩패스를 선보이고 취업난을 해결한다면서 강원랜드 취업 청탁 등에 연루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당은 재건의 여지가 없다. 해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자유한국당 의원 3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우택 의원을 비롯해 심재철 의원 등 여러 의원들이 현 지도부의 당 쇄신안에 대해 비판했다.
정 의원은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지고 물러난 분이 잉크도 마르기 전에 12월 복귀를 시사하는 기사를 봤다. 책임정치에 어긋난다"면서 "당이 어려울때 당을 외면하고 버리고 가셨던 분들이 지금 전면에서 당을 재건하겠다고 하면 국민들이 신뢰하지 않는다. 20대 국회에서만큼은 자중해 달라"고 말했다.
심재철 의원 역시 "당헌에 대표가 사고가 나면 60일 이내에 다시 뽑도록 되어 있다. 헌법을 지켜야 하는데 당 근간인 당헌마저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원인 진단을 제대로 해 제대로 처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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