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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플루토늄 보유 인정하는 ‘미일원자력협정’ 연장...北 핵보유 구실될까 우려

기사등록 : 2018-07-1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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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원자폭탄 6000개분 플루토늄 보유
북한 비핵화에 걸림돌 될 것이란 지적도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이 비핵보유국 중 유일하게 플루토늄을 보유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미일원자력협정’이 17일 자동 연장됐다고 이날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1988년 7월 발효된 이 협정은 일본이 플루토늄을 핵무기에 사용하지 않는 등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약속하는 대신, 미국이 일본에게 사용후 핵연료로부터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것을 인정해 준다는 내용이다.

지난 16일 발효 후 30년 만기를 맞았지만, 미국과 일본 어느 쪽도 협정을 폐기하거나 내용을 개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아 현행 협정 내용 그대로 자동 연장됐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이 협정을 통해 핵무기 제조에도 쓰일 수 있는 플루토늄을 사용후 핵연료에서 추출해 이를 다시 원자력 발전의 연료로 재이용하는 ‘핵연료 사이클’ 정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11년 3월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이후 일본 내 원자력 발전이 중단됐고 이후에도 계획대로 재가동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핵연료 사이클 정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플루토늄 보유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일본은 현재 국내외 원자력 시설에 약 47톤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원자폭탄 6000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일본 후쿠이(福井)현에 위치한 오이(大飯) 원전 4호기.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이에 국제사회는 일본의 플루토늄 보유량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일본이 보유하고 있는 플루토늄이 북한의 비핵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일본의 플루토늄 보유량을 자신들의 핵보유 구실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의 국무차관을 지냈던 토마스 컨트리맨은 “북한에게 핵무기를 포기하라고 하면서 ‘일본은 플루토늄 추출을 계속하고 있다’는 말을 들을 순 없다”며 “일본은 핵 비확산의 리더로서 신뢰를 높여 북한의 비핵화 검증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도 핵 비확산 관점에서 일본에 플루토늄 보유량을 감축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보유량 증가를 억제하는 상한제를 도입하고, 감축을 추진할 방침을 마련해 미국 측에 이해를 구할 예정이다.

지난 3일 발표한 중장기 에너지 정책인 ‘에너지 기본계획’에도 플루토늄 보유량을 감축한다는 내용을 명기했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은 기본계획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플루토늄 보유량 감축에 노력한다는 취지를 보다 명확히 했다”고 강조했다.

우선은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혼합한 혼합산화물(MOX) 연료를 원자력 발전에 사용해 플루토늄 보유량을 줄일 계획이다. 하지만 원전 재가동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통신은 일본의 플루토늄 보유량이 계속 늘어나게 되면 미국이 협정 파기를 꺼내들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goldendo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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