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아영 기자 = #지난 2016년 국내 한 항공사의 객실 승무원으로 입사한 A씨는 1년 간 인턴 실습 후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인턴 기간에 실전 비행에 투입된 A씨는 기내 서비스 중 승객의 불편한 요구나 회사의 무리한 지시에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 혹시라도 정규직 전환에 불이익을 받을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또, A씨는 "인턴 때도 퍼듐(해외체류비)이나 비행수당이 나오지만 기본급부터 정규직과 다르고 장거리 비행 횟수도 적다"며 "한 달에 200만원도 못 받을 때도 많았다"고 말했다.
#B씨는 2015년부터 작년까지 2년 동안 인턴 승무원으로 한 항공사에서 근무했다. B씨는 "교육 수료 후 비행을 시작하면서 정규직처럼 일하고 급여도 적절하게 받았다"며 "다만 동기들 모두 인턴 기간이 너무 길다는 게 불만이었다"고 말했다. B씨는 "문제가 없으면 정직원으로 전환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성과 평가 때문에 조심스러웠고 불만이 있어도 말할 수 없었다"며 인턴 실습 기간을 떠올렸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는 신입 객실승무원들을 인턴을 거쳐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최소 8개월에서 최대 2년까지 인턴 실습을 거친 뒤 평가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 일정 기간 교육 후 바로 실무에 투입되는데 2년의 인턴 기간은 너무 긴데다가, 근무 중 부당한 사항에도 불만을 제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에는 아시아나항공 신입 승무원들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과잉 의전에 동원돼 논란이 일며, 교육 기간 중인 신입 승무원들은 인턴 신분이라서 거절할 수 없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신입 객실 승무원의 인턴 기간은 대한항공과 진에어, 제주항공이 2년,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 티웨이항공이 1년이다. 이스타항공은 8개월로 항공사 중 인턴 기간을 제일 짧다.
항공사들은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이상 인턴으로 채용된 승무원들은 대부분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 밝혔다.
인턴 사원은 법률상 기간제 근로자로 구분된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기업은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다. 다만,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로 인턴 제도를 운영하는 일반 기업에 비해서 항공사 승무원 인턴 기간은 긴 편이다.
에어부산은 올해부터 객실승무원의 인턴기간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했다. 에어부산 측은 1년으로도 정규직 전환 평가를 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인턴기간을 최대 2년으로 두지만 중간에 평가를 통해 정규직 전환을 결정하기도 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1년 만에 전환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 쪽에서는 일반적인 채용 시스템이고, 객실 승무원은 안전 및 서비스 관련 교육이 많은 편이고 적성에 잘 맞는지 확인 해야한다"며 "문제가 없는 이상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되므로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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