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인턴기자 = 지난 5월 프랑스 노동절 집회에서 시위에 참여한 시민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한 남성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현직 보좌관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프랑스 여론이 들끓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건 직후 해당 보좌관이 정직 15일이라는 솜방망이 처분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프랑스 시민들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노동절 시위에서 포착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현직 보좌관인 알렉상드르 베날라. 엘리제궁은 보좌관이 시위 관찰 목적으로 집회 현장에 나갔다고 해명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5월 파리 시내에서 열린 노동절 시위에 참여한 여성과 남성을 폭행하는 장면이 대학생에 의해 촬영돼 소셜 미디어에 공개됐다. 영상은 경찰 헬멧을 쓴 남성이 한 여성을 끌고 가 구타한 데 이어 경찰에게 이미 진압당한 남성을 폭행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영상은 이후 소셜 미디어상에서 공유돼 화제가 됐지만, 폭행 가해자에 대한 신분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리고 사건이 발생한 지 두 달 반이 지난 후 가해 남성의 신분이 18일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에 의해 폭로됐다.
사건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엘리제궁의 브뤼노 로제프티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영상 속 남성이 현직 대통령 보좌관인 알렉상드르 베날라가 맞으며 당시 '시위 관찰 목적'으로 집회 현장에 나갔다고 해명했다.
대변인은 이어 보좌관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영상이 공개된 직후 보좌관이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소환돼, 15일간의 정직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파리 검찰 측은 해당 사건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했으며 폭행 사건의 경위를 조사하기 위한 예비 수사를 19일 착수했다고 전했다.
사건의 전말이 드러난 후 여야를 불문하고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프랑스 야당 의원들은 물의를 일으킨 보좌관에 대한 처벌이 너무 관대하다며 폭행 사건을 즉시 사법 당국에 회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화당 대표 로랑 보키에는 유럽 라디오1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영상은 충격적"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의 수행원들이 마치 법 위에 있는 것 같다"고 엘리제궁을 비난했다.
마크롱이 속한 앙마르슈 정당에 속한 일부 의원들도 보좌관의 해임을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프랑스 남서부 지역을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사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오늘 이 자리에 기자를 만나러 온 게 아니라 시장을 만나러 왔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이미 15일간의 정직 처분이 끝난 뒤 복귀한 보좌관은 이번 주 프랑스 월드컵 대표팀 귀국 행사에도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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