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무역전쟁 리스크에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뚜렷한 가운데 주식 투자 자금이 IT 섹터로 밀물을 이루고 있다.
구글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뉴욕증시의 이른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과 중국 IT 간판 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중심으로 관련 섹터가 투자 자금 블랙홀로 등극했다.
펀드 매니저들 사이에 쏠림 현상이 지나치다는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베팅 열기는 날로 고조되는 양상이다.
20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한 주 사이 IT 종목 투자에 집중하는 글로벌 주식펀드로 6억73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에 따라 IT 관련 펀드는 12주 연속 ‘사자’를 기록했다. 또 연초 이후 자금 유입액은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해 연간 수치인 183억달러를 넘어선 결과다.
IT 섹터의 투자 열기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세계 주요 증시의 기술주 강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연초 이후 S&P500 지수의 IT 섹터는 15.3%에 달하는 랠리를 연출했다. 이는 같은 기간 S&P500 지수가 4.9% 오른 것과 현격한 차이를 벌인 결과다.
아마존 패키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마존을 포함해 소매 섹터로 분류되는 일부 IT 대형주의 주가 상승 효과를 제외하면 S&P500 지수는 사실상 올들어 손실을 낸 상황이다.
또 뉴욕증시의 FANG과 중국 IT 기업 주가를 추종하는 소위 ‘FANG 플러스’ 지수는 올들어 32%에 달하는 상승 기염을 토했다.
특히 중국 바이두와 알리바바가 각각 12%와 9% 오르며 미국과 전면적인 마찰에도 두각을 나타냈다.
관련 섹터의 강세는 트럼프 행정부를 중심으로 무역전쟁에 대한 공포가 고조되는 가운데 두드러져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과 중국, EU, 여기에 아시아와 남미 신흥국까지 전세계로 확산된 관세 전면전 속에 IT 기업들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내성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해당 종목의 주가 상승과 함께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해석이다.
인베스코의 크리스티나 후퍼 글로벌 주식 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IT 종목들이 무역전쟁 리스크와 함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며 “소매업이나 제조업 등 다른 섹터에 비해 충격이 작을 것이라는 관측에 매수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맹목적인 추종과 투자 자금의 쏠림 현상이 궁극적으로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경고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