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은행(BOJ)이 내년도 물가 전망을 하향조정하는 방향으로 검토에 들어가면서 현행 양적완화 정책이 장기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BOJ는 지난 4월 시점에서 1.8%로 전망했던 내년도 물가 상승률을 1%대 중반으로 하향조정할 방침이다. 최근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내년 이후의 물가 전망을 하향조정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이 금융정책 정상화를 향해 나아가는 가운데, 일본은 양적완화가 더욱 연장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BOJ는 오는 7월 30~31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종전 1.3%에서 1.0%로 하향조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내년도 물가 전망치도 1.8%에서 1%대 중반으로 낮춰 잡을 것으로 보인다.
물가 전망치가 2% 물가 안정 목표치에서 더욱 멀어지게 되면서 금융완화 정책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양적완화 규모는 현재 수준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목표 달성을 서둘러 양적완화 규모를 늘리게 되면 은행 수익 악화 등 금융 시스템에 미칠 부작용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BOJ 내에서도 “추가 완화에 나서게 되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부작용으로 양적완화를 지속하기가 어려워져 오히려 물가 목표 달성이 늦어질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BOJ는 지금까지 고용과 기업 수익 회복을 배경으로 물가 상승률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해 왔지만, 4월 이후 오히려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구로다 하루히코(黒田東彦) 총재도 지난 6월 기자회견에서 “7월에는 추가적인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BOJ는 지난 2013년 대규모 양적완화를 시작하면서 2% 물가 목표 달성 시기를 2년 후로 잡았다. 그 후 다시 2년을 연장했지만 물가가 예상대로 오르지 않으면서 지난 4월에는 2019년으로 잡았던 물가 목표 달성 시기를 삭제했다.
이번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물가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게 되면 BOJ의 출구 전략 논의는 더욱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BOJ 통화정책결정회의 모습 [사진=NH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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